제목 | [식물] 성경풀이: 아름다운 유혹, 석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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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5-14 | 조회수3,213 | 추천수1 | |
[성경풀이 FREE] 아름다운 유혹, 석류 - 보티첼리, 석류를 든 성모.
예리코 뒤쪽 유혹산(마태 4)에는 석류 주스를 짜주는 청년이 있다. 자판에 먹음직스럽게 진열된 석류가 웰빙 바람에 마음 흔들리는 순례객들을 진하게 유혹한다. 유혹산 아래에서 미묘한 석류의 유혹.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필자도 주스 한잔의 여유를 즐기곤 했는데, 가격도 2,000원 정도이니 퍽 싸다. 맛도 맛이지만, 피처럼 붉어 매혹적인 석류는 성경에서도 아름다움의 상징이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많은 문화권에서 석류의 색깔과 생김새, 뛰어난 치유 성분 때문에 종교적인 목적과 로맨스의 상징으로 사용해왔다. 고대 이집트는 석류의 치유 효과를 높이 평가하였고, 죽은 이를 매장할 때 부활의 상징으로 석류를 함께 묻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광야를 방랑할 때 석류를 그리워한 걸 보면, 이집트에도 석류가 있었던 모양이다(“어쩌자고 당신들은 우리를 이집트에서 올라오게 하여 이 고약한 곳으로 데려왔소? 여기는 곡식도 무화과도 포도도 석류도 자랄 곳이 못 되오.” 탈출 20,5). 모세가 가나안 정탐을 위해 스파이를 파견했을 때는 포도송이와 함께 석류를 가져와(민수 13,23), 풍요로운 가나안의 모습을 미리 확인했다. 석류는 가나안의 대표적인 특산물로서, 신명 8,8은 석류를 포함하여 일곱 가지 작물(밀, 보리, 포도주, 무화과, 올리브기름, 꿀)을 기록했다. 그리고 석류는 유다인들에게 ‘정의’를, 그리스도교인들에게는 ‘영생’의 희망을 뜻한다. 석류가 정의를 상징하게 된 것은 전승적으로 석류 알갱이를 613개로 보았고, 토라 율법이 총 613개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성전에 석류 장식이 있었기 때문에(1열왕 7,13-22), 성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토라 두루마리를 보관할 때 은으로 만든 석류 장식을 꽂아 둔다. 그만큼 석류는 종교적 색채가 강해서, 유다인들은 새해가 되면 석류를 먹으며 율법에 대한 자세를 갱신하고 석류 알처럼 풍성한 한 해를 기원한다. 그리고 석류는 로맨스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즘 립스틱의 색깔도 붉은 것처럼, 고대에도 석류 빛은 에로틱한 색채를 띠었다. 아가 4,3에는 연인의 붉은 볼을 석류에 비유했고(“진홍색 줄과 같은 그대의 입술……. 너울 뒤로 얼보이는 그대의 볼은 석류 조각 같다오”), 석류나무의 로맨스가 풍기는 구절이 7,13에 있다(“아침 일찍 포도밭으로 나가…. 석류나무 꽃이 망울졌는지 우리 보아요. 거기서 나의 사랑을 당신에게 바치겠어요”). 그러다가 신약 시대 이후에는 석류가 교회를 상징하게 되었고, 석류 알은 공번된 교회를 구성하는 신자들이다. 그리고 열매가 익으면 벌어져 붉은 알갱이가 보이는 석류는 피처럼 붉었던 예수님의 수난과 영광스런 부활의 상징으로서, 보티첼리의 작품에도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2013년 4월 21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인천주보, 김명숙 소피아(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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