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에서 뿔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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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6-01 | 조회수5,384 | 추천수1 | |
[성경 속 궁금증] (74) 성경에서 뿔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하느님의 능력과 도움ㆍ승리의 영광 상징 - 머리에 뿔이 나 있는 '모세 조각상'(미켈란젤로 작, 1515년).
일반적으로 뿔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힘을 가진 자를 상징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예부터 황소 뿔에 기름을 담아 그 기름을 왕이나 예언자, 사제에게 붓는 의식이 있었다. 이것은 기름 부음을 받는 자에게 하느님의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예루살렘 성전의 제단 네 모서리 장식으로 뿔이 달려 있었다. 성경에서도 뿔에 관한 언급이 많이 등장한다. 구약성경에서 들소의 뿔은 하느님의 힘, 우리를 지켜주는 표징으로 왕이 백성을 보호하거나 원수를 물리치는 상징으로 종종 사용됐다. "그는 맏이로 난 소, 그에게 영예가 있어라. 그의 뿔은 들소의 뿔. 그 뿔로 민족들을 땅 끝까지 모두 들이받으리라. 에프라임의 수만 명이 그러하고 므나쎄의 수천 명이 그러하리라"(신명 33,17). 뿔을 든다는 것은 힘과 기쁨과 건강과 우월함을 나타낸다. "주님이신 그분께 맞서는 자들은 깨어진다. 그분께서는 하늘에서 그들에게 천둥으로 호령하신다"(1사무 2,10). 뿔은 힘의 상징, 특히 왕적인 힘의 상징이 된다. 따라서 뿔을 베는 것은 그 사람의 힘이나 영향력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압의 뿔이 잘리고 그의 팔이 부러졌다. 주님의 말씀이다"(예레 48,25). 로마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모세 상을 보면 모세에게 뿔이 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실제로 중세 교회의 모세에 대한 그림을 보면, 머리에 뿔이 난 모세를 그리거나 조각한 것이 많다. 모세 머리에 뿔이 나도록 조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그 원인이 라틴어 성경의 번역 오류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어 흥미롭다.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증언판 두 개를 들고 내려왔다. 그런데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쳐다보니 얼굴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려워서 모세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탈출 34,29-35 참조). 이때 모세의 빛나는 얼굴 상태를 가리키는 히브리어는 '얼굴 살결이 빛나다'와 '뿔이 나다'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예로니모 성인은 구약성경 라틴어 역본인 '불가타'에서 이 대목을 그의 얼굴에 뿔이 돋은 것이라고 번역했다. 미켈란젤로는 이 성경 구절에 근거해 모세상을 조각했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후대 주석가들은 이 번역이 본래 의미와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모세 얼굴이 빛이 났는데 그 형태가 뿔 모양이었다'라고 해석하게 됐다고 한다. 하느님께서 모세와 함께 계시고 하느님 영광이 모세 위에 머물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신약성경에서도 하느님의 어린양, 곧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능력을 상징하는 일곱 뿔을 갖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나는 또 어좌와 네 생물과 원로들 사이에, 살해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양이 서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 어린양은 뿔이 일곱이고 눈이 일곱이셨습니다. 그 일곱 눈은 온 땅에 파견된 하느님의 일곱 영이십니다"(묵시 5,6). 성경에서 뿔은 하느님의 능력과 도움, 승리의 영광을 상징하고 있다. [평화신문, 2013년 6월 2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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