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판관기 13장(삼손의 탄생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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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6-10 | 조회수3,240 | 추천수1 | |
역사서 해설과 묵상 (49)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이미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그가 이스라엘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서 구원해내기 시작할 것이다.”(판관 13,5) 판관기에는 12판관의 이야기가 있다. 판관은 하느님의 영을 받아 군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로 나가 이방민족의 침략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한 영웅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삼손의 경우는 좀 특이하다. 일단 이방민족의 압제나 침략이 없었고, 다만 개인적인 사연 때문에 필리스티아 사람들을 대적하여 화풀이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사들을 이끌고 나가 싸우기보다는 혼자 싸운 외로운 영웅이다. 삼손을 과연 판관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아무튼 삼손은 12판관의 명단에 들어왔으며 그에 관한 이야기가 정리되어 판관기에 들어갔다.
연대기적으로 볼 때 삼손 이야기는 드보라 이야기 이전이라고 보아야 한다. 삼손 이야기에서 단 지파는 아직도 남쪽에 머물러 있는데, 5장 드보라의 노래에서는 단 지파가 이미 북쪽으로 이주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마도 삼손 이야기는 판관기 2-12장의 흐름을 깨기 때문에 원래 드보라 이야기 앞에 있다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고 추측된다. 삼손의 이야기는 판관기 안에서 가장 전설적인 이야기다. 삼손은 다른 판관들과는 달리 군사적인 영도자로 등장한 적이 전혀 없다. 삼손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공적을 다루며, 역사보다는 대중의 흥미를 돋구려고 쓰인 것이다. 삼손은 태양을 뜻하는 히브리어 ‘세메스’에서 온 이름이다. 삼손의 고향인 초르아(판관 13,2 참조)는 벳세메스(히브리어로 ‘태양의 신전’이라는 뜻) 근처 마을이다. 그러므로 ‘삼손’이라는 이름은 초르아와 벳세메스 부근에서 흔한 이름 가운데 하나였다. 판관기 13장은 삼손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다. 유명한 영웅이 등장하면 후대에 그의 탄생설화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성경에서 모세, 삼손, 사무엘, 세례자 요한 같은 경우가 전형적인 예다. 삼손의 부모는 천사의 말을 따라 삼손을 ‘나지르인’으로 바쳤다. ‘성스러운 것으로 봉헌된 것’을 뜻하는 히브리어 ‘나지르’ 서약을 한 사람은 포도덩굴에서 나온 모든 소출을 삼가야만 했으며, 머리카락을 자르지도 면도를 하지도 말아야 했고, 시체를 만지지도 말아야 했다(민수 6장 참조). 나지르인들이 포도주를 마시지 않은 것은 이스라엘의 광야생활 전통을 고수하며, 가나안의 농경문화에 항거하는 표시였다. 나지르인들은 예언자들처럼 ‘하느님의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성경의 인물 가운데 나지르 서약을 지킨 사람으로는 삼손과 사무엘, 세례자 요한을 들 수 있다. 삼손의 부모는 훌륭한 부모다. 삼손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삼손을 하느님께 바쳤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이미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판관 13,5). 삼손은 물론 타고난 체격과 뛰어난 용맹성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영웅이 되었지만, 부모를 잘 만난 덕택도 컸다. 부모를 잘 만난 삼손은 훗날 이스라엘 백성을 필리스티아 사람들의 손아귀에서 건져낸 영웅이 되었다. 우리 부모들은 삼손의 부모를 본받아 자녀를 뱃속에서부터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 묵상주제 “요한은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들꿀이었다. 그때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요르단 부근 지방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마태 3,4-5). [2013년 6월 9일 연중 제10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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