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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사무엘기 상하권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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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30 조회수3,376 추천수1

역사서 해설과 묵상 (51) 사무엘기 상하권 개관

 

 

사무엘기 상하권은 원래 한 권의 책이다. 오늘날처럼 상하권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리 오래된 전통이 아니다. 히브리 성경에서 사무엘기는 한 권의 책이다. 70인역 그리스어 성경은 사무엘기 상하권과 열왕기 상하권을 합쳐 ‘왕국에 관한 4권의 책’이라고 부른다. 그 제1권과 제2권이 사무엘기 상하권이고, 제3권과 제4권이 열왕기 상하권이다. 불가타 라틴어 성경은 70인역 그리스어 성경의 전통을 따라 4권의 책을 ‘왕들에 관한 4권의 책’이라고 불렀다. 이런 구분방법이 히브리어 성경에 적용된 것은 15세기부터다.

 

사무엘기 상하권의 히브리어 텍스트는 구약성경 가운데서 보존과 전달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유명하다. 히브리어 성경과 그리스어 번역 성경을 대조해보면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난다.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무엘기 상하권 일부의 히브리어 사본은 마쏘라 성경보다 그리스어 성경에 더 가깝다. 그러므로 사무엘기 상하권의 히브리어 텍스트는 여러 개가 존재했던 것 같고, 기원전 1세기까지 히브리어판과 그리스어판이 동시에 존재했다고 추측된다.

 

사무엘기의 히브리어 텍스트가 보존이 잘 안된 이유는 사무엘기가 다루는 동시대의 상황을 더 잘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텍스트인 역대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다행히 사무엘기의 히브리어 텍스트는 역대기와 70인역 그리스어 성경에 의해 보충, 교정될 수 있다.

 

사무엘기 상하권의 기본적인 설화는 초기 이스라엘 안에서 왕정제도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왕정이 어떻게 계속되었는지 말한다. 저자의 주요 관심사는 역사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연대기적인 자료나 왕조실록이 설화들 속에 포함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무엘기 상하권의 관심사는 이스라엘에서 왕정제도가 차지하는 국가적, 종교적 의미를 묻는 것이다. 자료들을 정리하는 태도와 이 책이 방대한 신명기 학파의 역사서 안에 위치한 곳을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하느님의 축복과 저주라는 관점에서 왕정제도의 특전과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이 책의 관심사다.

 

이 책의 최종적인 형태는 기원전 6세기 이스라엘이 독립적인 왕정체제를 상실한 역사적 상황에서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사무엘기 상하권은 왕정의 시작에 비판적인 태도로 문제를 제기한다.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런 것이다. ‘어떤 점에서 왕정이 하느님의 선물인가? 어떤 점에서 왕정이 하느님의 거절인가? 하느님에게서 허락 받은 왕정이 하느님을 배반하는 전환기는 언젠가?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인간의 죄를 다스리시는가? 왕정제도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사무엘기 상하권은 방대한 신명기 학파의 역사서 안에서 최종적인 형태가 결정되었다. 그러나 판관기나 열왕기와는 달리 이 책에서는 신명기의 영향이 크지 않다. 그러나 다음 부분은 신명기의 영향을 받았거나 신명기계 편집자의 작품이라고 본다. 사무엘기 상권 2장 22-36절과 7장, 12장, 사무엘기 하권 7장은 신명기계 편집자의 손을 탄 부분이다.

 

신명기계 편집자는 위와 같은 약간의 부분만 첨가하거나 손질했을 뿐 그전부터 전해오던 여러 사료를 적당히 배열했다. 최종 편찬자가 사용한 자료가 다양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고찰을 통해 알 수 있다. 사무엘기 상권 1-3장은 판관들에 관한 구전전승에 속한다. 사무엘기 상권 4-7장과 사무엘기 하권 6-7장은 계약궤에 관한 사료에서 옮긴 것이다. 사무엘기 상권 8-12장은 왕정제도의 기원에 관한 서로 다른 견해를 반영하는 자료다. 사무엘기 상권 13-15장은 사울의 배척에 관한 두 가지 전승이다. 사무엘기 상권 16-17장은 다윗과 사울이 처음 만났을 때에 관한 두 가지 전승이다. 사무엘기 하권 9-20장은 다윗 왕궁 안에서 일어난 사건에 관한 실록이다. 신명기계 편집자는 이런 다양한 자료에 별로 손을 대지 않고 연대순으로 정리하려 노력했고, 그 결과가 오늘날 우리 손에 있는 사무엘기 상하권이다.

 

묵상주제

 

“그들은 백성의 통치자가 되어 바른 의견과 지각으로 백성을 가르치고 지혜로운 말로 백성을 교육하였다.”(집회 44,4)

 

[2013년 6월 23일 남북통일 기원 미사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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