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구약성경과 신들22: 히브리 문자의 탄생과 의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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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7-13 | 조회수3,621 | 추천수1 | |
[주원준 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 (22) 히브리 문자의 탄생과 의미 셈어 문자 계승하며 아람어 영향 받아 수메르인들은 작은 조약돌만 한 점토에 물표를 만들었다. 이것이 인류 최초의 문자라는 이론이 1970년대부터 알려졌다. 수메르인들은 점차 물표 위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그림은 인류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다. 기원전 4000년께 사용됐던 인류 최초의 문자 물표는 필요에 따라 '생각'을 담는 기호로 쓰였다. 문자활동의 선단계(forerunner)라고 할 수 있다. 인류 최초의 문명을 이룬 수메르인들은 문자란 매개체를 경제활동과 시민생활에 활용했다. 누구에게 양을 몇 마리 받았다는 영수증부터 얼마나 노임을 지급했는지 등 온갖 경제활동을 점토판에 기록했다.
기원전 33세기께 도시화가 촉진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토판에 바늘(stylus)로 사물의 모양을 그려넣는 참신한 방법을 사용했다. 이때의 문자는 기호문자(logogram)로서 훗날 음절문자(syllabary)로, 나아가 알파벳(alphabet)으로 발전된다. 고대 근동 문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쐐기문자와 이집트 신성문자를 기반으로 한 선형문자다. 이렇게 나뉜 가장 큰 요인은 두 지역에서 즐겨 사용한 매체(media)가 다르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질 좋은 점토가 풍부하기에 점토판에 철필로 꾹꾹 눌러쓰는 쐐기문자가 발달했다. 반면 파피루스를 즐겨 사용한 이집트 지역에서는 파피루스 종이 위에 선을 그려 표현하는 선형(linear) 계열의 문자가 발달했다. 알파벳의 탄생 시간이 흐르면서 지중해 연안 지방을 중심으로 더욱 간단한 문자 체계가 발전한다. 고대 도시국가 우가릿에서는 쐐기문자 계열의 알파벳을, 지중해의 해상교역을 주름잡던 페니키아인들은 선형문자 계열의 알파벳을 발전시켰다. 이스라엘인들은 선형문자 계열의 알파벳으로 구약성경을 쓰고 전승했다. 쐐기문자로 기록된 영수증과 외교문서 등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넘어서 고대 근동 전역에서 발견된다. 히브리어 문자는 셈어의 선형문자 계열에 속한다. 가장 오래된 선형문자 알파벳은 시나이반도 남서쪽의 '세라빗 엘-카딤' 고원에 위치한 하토르(Hathor) 신전에서 발견된 스핑크스상에 새겨져 있다. 기원전 1700년께 문자로 추정되는 이 문자는 시나이반도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원(原) 시나이'(Proto-Sinaitic) 문자라고도 하고, 가장 오래된 셈어 문자라고 해서 '원(原) 셈어'(Proto-Semitic) 알파벳이라고도 한다. 이 석상에 세 무리의 글자들이 있는데 모두 '바알라트님께'라는 같은 의미를 지녔다. 바알라트는 '바알'의 여성형으로 '여신' 또는 '여주인님'이란 뜻이다. 여신 하토르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 시나이 문자는 사물의 형상을 본떠 만든 일종의 '그림'에 가깝다. 이런 원초적 그림문자는 시나이반도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친근한 이집트 신성문자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알파벳의 의미 알파벳 탄생은 인류 문화사에 혁신적 사건이다. 문자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와 이집트의 신성문자는 수천 개의 글자를 익혀야 했기에 고도의 교육을 받지 않으면 쉽게 사용할 수 없었다. 문자를 모르는 중하층민은 종교적 진리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알파벳은 20~30개 문자만 외우면 됐기에 문자생활을 쉽게 만들었다. 알파벳이 정착된 후 다양한 지식이 체계화될 수 있었다. 알파벳의 단순성은 자료를 쉽게 저장하고 검색할 수 있게 해줬다. 이후 문서화는 더욱 진전됐다. 덕분에 생각을 기록하고 널리 전파하는 일이 쉬워졌다. 이는 성경을 기록할 수 있는 훌륭한 전제 조건을 마련한 결정적 계기였다. 페니키아 문자는 지중해 전역에서 출토되는데, 후대 알파벳 탄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알파벳이 페니키아 문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리스어 문자 체계도 여기서 시작됐다. 페니키아어에서 양식화된 알푸 글자를 시계방향으로 90도 돌리면 그리스어 문자의 첫 글자 '알파'의 대문자가 된다. 또 그리스어 소문자 알파는 페니키아 문자가 양식화되기 이전 형태와 더 닮았다. 유럽문명의 뿌리인 그리스어 문자가 셈어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셈어 문자의 계승'을 증명하는 근거는 많다. 첫째는 그리스어 글자의 이름이다. 원셈어로 암소를 뜻하는 '알푸'의 어근은 알파이다. '비투'의 어간이 모음변형을 거쳐 '베타'가 될 때도 등장하고, 다른 그리스어 글자들에 흔하게 붙는다. 둘째 근거는 문자의 순서다. 이미 고대 그리스인들은 어린이에게 글자를 가르칠 때 '알파-베타'순으로 교육했다. 글자 순서는 그리스인들이 수용해 결국 라틴어에 전승됐고, 서유럽 언어에 뿌리를 내렸다. '알파벳'이란 문자 이름도 알파-베타에서 비롯됐다. 한편 원셈어의 알푸 문자는 고대 가나안어나 페니키아어와는 달리 아람어 계통에서는 모양이 약간 바뀐다. 구약성경 시대에 유다인들은 아람인들과 이웃해 살았지만, 이 문자를 즐겨 사용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가 고대 근동을 통일하자 아람어는 국제공용어가 돼 다른 고대 근동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 히브리어도 아람어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현상을 고대 히브리어의 '아람화'라고 한다. 당시 아람어의 문법요소를 비롯한 수많은 어휘가 히브리어에 수용된다. 히브리어 문자가 아람어 스타일을 좇아 점차 바뀐다. 아람어화된 히브리어 문자는 고대와 중세를 거쳐 현대 히브리어에 이르게 된다. [평화신문, 2013년 7월 14일, 정리=이정훈 기자] ※ '주원준 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은 평화방송 TV 홈페이지(www.pbc.co.kr) 강좌/성경 꼭지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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