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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르코 복음서5: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마르 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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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0 조회수4,876 추천수1
[윤일마 수녀의 신나는 성경공부 - 마르코와 함께 쓰는 나의 복음서] (5) 마음의 밭(마르 4,19)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진리 선택하는 힘 길러야



씨앗은 하느님 말씀이며, 땅은 우리의 마음이다. 씨앗을 잘 받아들이는 땅이 있고 그렇지 않은 땅도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농부가 씨를 뿌렸는데 하나는 새가 쪼아먹고, 다른 하나는 돌밭에 떨어져 햇빛에 말라 죽었다. 또 하나는 가시덤불에 떨어져 숨이 막혀 죽었다.

우리는 농부가 한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알아들으려면 먼저 이스라엘의 농사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겨울에 비가 내리고 여름은 고온건조한 지중해 기후다. 가을에 우기가 시작돼 농부들이 씨를 뿌리러 나간다. 수확이 끝나면 더위가 시작된다. 파종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루를 메고 나가서 바람이 부는 대로 씨를 날려보내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농사지을 때는 잡초와 돌을 다 제거하고, 고랑을 내어 씨나 모종을 심고 흙으로 덮은 다음 물도 주고 거름도 주지만 이스라엘에 돌이 너무 많아 쟁기질을 할 수가 없다. 바람에 날아가는 씨는 여기저기 흩어진다. 돌밭에 떨어지기도 하고 길가나 가시밭, 좋은 땅에 떨어지기도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씨를 담은 자루를 나귀 허리에 얹어 고정시킨 뒤 나귀를 돌아다니게 하면서 밭에 씨를 뿌리는 것이다. 씨가 어디에 떨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농부도 모른다. 농부들은 좋은 땅과 나쁜 땅을 가릴 수가 없다. 씨를 뿌리고 본다.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농부는 씨를 뿌려야 많은 소득이 생긴다는 것을 알기에 씨를 뿌리러 나간다.

여기서 씨 뿌리는 사람은 예수님에 비유된다. 예수님도 이스라엘 곳곳을 다니며 복음을 선포하셨다. 예수님은 카파르나움에 있는 호숫가에 계셨고,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예수님이 군중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려주셨다.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은 씨를 뿌렸는데 어떤 것은 말라버리고, 어떤 것은 좋은 열매를 맺는다. 이것은 씨를 받아들이는 땅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 말씀을 전하셨다.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은총까지 주셨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마음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예수님의 비유는 쉽고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을 열고, 뜻을 깊이 새기지 않으면 말씀의 뜻을 깨닫기 어렵다. 예수님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들어라"고 하셨다. 비유는 가르침을 쉽게 전한다. 하지만 믿음이 없고 교만한 이들은 참뜻을 알지 못한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흙과 씨앗에 관한 이야기다. 씨앗이 최고 품종이라 해도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땅이다. 씨앗은 하느님 말씀이며, 땅은 우리 마음이다.

길에 떨어진 씨앗은 하느님 말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의 마음에 비유된다. 이런 사람은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하느님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끊어 버린다. 자신도 모르게 점점 어둠으로 가지만 어둠인 줄 모른다.

돌밭에 떨어진 씨앗은 시련과 위기, 고통이 다가오면 금방 넘어지는 사람들 마음에 비유된다. 피정하러 가서 기쁜 마음으로 많은 계획을 세우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기쁨 중에 세운 새로운 계획은 사라진다. 이는 마음속에 믿음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믿음의 뿌리를 예수님 안에서 깊숙이 내려야 한다. 우리는 모두 살아가면서 위기와 아픔, 고통을 겪는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앗은 세상의 쾌락과 나쁜 습관에 중독된 사람 마음에 비유된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는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데도 이어폰을 꽂고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화 캐릭터를 죽이고, 부수고 파괴하는 게임을 새벽부터 하는 것이다. 술과 돈에 중독돼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살펴보면 마음속에 선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하느님을 선택할 것인지 세상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느님을 따르는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참된 진리를 선택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가 내 삶에 개입하도록 기도해야 한다. 하느님 나라가 내 마음에 깃들지 않고, 내 마음이 교만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으면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

길, 돌밭, 가시덤불 혹은 좋은 땅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구약에서 하느님은 아브라함을 선택해 땅에 축복을 내리셨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먼저 땅을 선택하라고 했는데, 롯은 요르단 강 건너편에 있는 땅을 선택했다. 겉보기에는 물이 넘쳐흐르고 모든 것이 갖춰진 듯한 땅이지만 멸망에 이른다. 겉보기에 화려한 땅도 하느님이 개입하시지 않으면 죽음의 땅이 된다. 아브라함은 하느님 말씀을 듣고 가나안 땅을 선택했다. 가나안 땅은 돌과 먼지가 많았지만, 하느님께서 개입하시어 축복의 땅으로 바뀐다. 신앙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우리는 사랑과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농사를 지을 때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는 일을 고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주님의 농사는 실패하지 않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씨를 잘 받아들이는 땅이 있고 그렇지 않은 땅이 있다. 하느님의 씨앗을 받아들이기 위해 내 마음속에 좋은 땅을 마련해야 한다.

[평화신문, 2013년 7월 21일, 정리=이지혜 기자]
 
※ 방송시간 : (화) 오전 8시, (수) 새벽 1시/오후 1시 40분, (금) 밤 8시, (토) 밤 10시
※ 교재 문의 : grace@pauline.or.kr, 02-944-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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