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식물] 성경풀이: 수태고지와 미치광이 사과 합환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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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8-15 | 조회수3,121 | 추천수1 | |
[성경풀이 FREE] 수태고지와 미치광이 사과 합환채 - 성가정이 이집트로 떠나기 전 머무르셨다는 성모 모유 동굴.
예수님의 탄생지 베들레헴에는 성모 모유(母乳) 동굴이라는 곳이 있다. 성모님이 아기 예수님에게 수유를 하셨다는 곳으로, 고대부터 부부들이 이곳을 찾아와 수태를 기원하기도 했다. 암보다 힘들다는 불임의 고통 속에서 기도 끝에 태어난 아기들의 사연은 가히 전설처럼 들릴 정도이다. 늘그막에 이사악을 잉태한 사라, 오랜 인고 끝에 사무엘을 얻은 한나의 애달픈 이야기에서 보듯이 구약에도 비슷한 한을 품은 여인들이 많았고,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그녀들에게 합환채는 또 다른 간절함이었다. 합환채는 히브리어로 ‘두다임’, ‘연인들’이라는 뜻이다. 항상 복수형인 ‘두다임’은 연인들의 상대를 향한 마음을 암시하는데, 고대에는 합환채가 수태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작은 사과처럼 열리는 합환채 열매(사진 참조)는 통증을 경감하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여 최음제처럼 먹었지만, 독성이 있어서 과용하면 어지럽고 구토를 유발한다. 그리고 사람의 하반신을 닮은 합환채 뿌리는 남자의 양기를 살려 임신에 도움을 준다고 믿었다. 그러나 뿌리도 독성이 강해서, 다량 섭취하면 뇌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아랍인들은 지금도 위험한 정욕을 일으키는 합환채를 ‘미치광이의 사과’라 부른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아기를 간절히 원한 부부들은 최음제처럼 먹었고, 성경에는 창세기 30장과 아가서 7장에 합환채가 등장한다. 특히 연인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아가서 7장 13절은 합환채 열매의 달콤한 향이 바람에 퍼지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 “합환채는 향기를 내뿜고 우리 문간에는 온갖 맛깔스런 과일들이 있는데 햇것도 있고 묵은 것도 있어요. 나의 연인이여 이 모두 내가 당신을 위하여 간직해 온 것이랍니다.” - 덜 익은 합환채 열매(중간) 그리고 임신에 대한 믿음은 창세기 30장에 나타난다. 야곱의 장남 르우벤이 들에서 합환채를 발견하고 어머니 레아에게 주었을 때, 오랫동안 아이를 낳지 못한 라헬이 합환채를 가지려고 언니와 협상을 했다. 그러나 야곱과의 하루 밤을 조건으로 합환채를 판 레아가 오히려 이사카르를 낳았고, 그 후 레아는 계속 즈불룬과 디나를 출산했다(16-21절). 반면 라헬은 합환채를 손에 넣고도 불임으로 남았고, 몇 년 후 하느님이 라헬의 태를 열어 주셨을 때에야 요셉을 임신할 수 있었다(22-24절). 즉, 창세기 30장은 아기를 낳는 축복은 합환채가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온다는 것을 보여 주려 한 듯하다. 악마의 유혹처럼 짜릿하지만 위험했던 합환채의 매력은 동전의 양면처럼 난임의 고통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고의 세월 속에 오늘도 아기 천사를 기다리는 모든 난임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는다. [2013년 8월 11일 연중 제19주일 인천주보 4면, 김명숙 소피아(한님성서연구소 수석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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