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물] 성경의 세계: 염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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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10-02 | 조회수3,700 | 추천수1 | |
[성경의 세계] 염소
염소에 대한 편견이 있다. 저주받은 자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다. 마태오복음 25장에는 ‘심판 때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 사람들을 가를 것이다. 양은 오른쪽에 염소는 왼쪽에 세울 것이다.’(마태 25,32-33) 양으로 표현된 오른쪽 사람은 축복의 나라로 가고, 왼쪽 사람은 저주의 나라로 간다는 것이다.
염소는 고집이 세서 가고 싶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아, 목자들이 애를 먹는다. 하지만 양은 온순하고 순종적이기에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은 양으로 표현되었고, 거부하는 이들은 염소에 비유되었다. 이런 개념이 편견을 낳아 중세기의 그림에서는 사탄의 머리가 대부분 염소 머리로 그려져 있다. 염소로서는 억울한 일이다.
팔레스티나에서는 양과 염소를 함께 기른다. 양에게는 독특한 성격이 있는데 더운 여름에도 살을 맞대고 붙어 있길 좋아해 그냥 두면 상처를 입는다. 염소는 양 떼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떼어놓는 역할을 해서 이런 이유로 목자들은 양떼에 염소 한두 마리 꼭 집어넣고, 양들은 쉽게 혼란 상황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 염소를 중심으로 뭉친다고 한다.
염소는 다산의 상징으로 양과 함께 근동의 희생 제물이었다. 유다인도 유월절 제물로 양과 염소를 동등하게 취급하였다. 양이 없으면 염소를 대신하라는 것이 아니었다. ‘파스카 제물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으로 양이나 염소 가운데서 마련하여라.’ 탈출기 12장의 기록이다. 속죄일의 제물 역시 양이 아니라 숫염소였다.(레위 16,7) 이른바 ‘아자젤’ 염소다.
구약에서 염소는 분명 부정한 동물이 아니었기에 유다인은 기꺼이 먹었다. 염소는 새김질할 뿐 아니라 굽이 갈라져 있기에 정결한 동물로 분류되었다. ‘너희가 먹을 수 있는 짐승은 이런 것들이다. 곧 소와 양과 염소다.’(신명 14,4) 염소는 아무 풀이나 잘 먹는다. 실제로 종이도 먹는다. 질병에도 강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기를 수 있는 소중한 가축이었다.
염소 털은 성막 재료로도 사용되어 성막 지붕은 염소 털이 대부분이었다.(탈출 26,7) 기름기가 많기에 비와 이슬에 강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염소 털은 섬유로 쓰이고 있다. 인도 서북부 카슈미르 지방의 ‘캐시미어 섬유’는 세계적인 모직물이다. 이곳의 염소 털로 만들기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사실 양과 염소는 비슷하다. 양모용 양만 털이 북슬북슬할 뿐이지 대부분의 양은 염소와 매우 흡사한 외모를 지녔다.
[2013년 9월 29일 연중 제26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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