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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은 우정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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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1-16 조회수3,622 추천수1

[성경 속 궁금증] (93) 성경은 우정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목동 다윗과 왕자인 요나탄의 우정 모범적



조반니 바티스타 치마 다 코넬리아노, '다윗과 요나탄', 1505~1510년께, 목판에 유채, 런던내셔널갤러리, 영국.
 

우정은 사랑의 특별하고 숭고한 표현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정은 사람들에게 큰 칭송을 받는 덕목이다. 또한 우정은 인격체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성경에서 '우정'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인물이 다윗과 요나탄일 것이다. 다윗은 양치는 목동이었고, 요나탄은 왕자였다. 요나탄은 다윗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 신분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두 사람은 친구가 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요나탄이 다윗을 알게 된 것은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게 된 때였다(1사무 18,1). 요나탄은 이렇게 다윗을 '자기 목숨처럼 사랑해' 그와 계약을 맺고 그에게 당시 전쟁터에서 가장 귀중하다고 하는 갑옷, 심지어 칼과 활과 허리띠까지 줬다(1사무18,3-4). 아버지 사울이 다윗을 죽이겠다고 하자, 그는 친구 다윗에게 조심하라고 귀띔해 줄 뿐 아니라, 아버지를 설득해 살해할 계획을 취소하게 한다(1사무 19,1-7). 또한 요나탄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윗의 도주를 도와준다(1사무 20장). 이러한 상황에서 두 친구는 새로운 계약을 맺는다. "요나탄은 다윗을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였으므로, 그에 대한 사랑으로 다윗에게 다시 맹세하게 하였다"(1사무 20,17).

신약성경에서도 우정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바오로와 브리스킬라와 아퀼라 부부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로마 16,3-4). 이들 부부는 아테네에서 전교 결과가 여의치 않아 풀이 죽어 코린토로 돌아온 사도 바오로에게 거처를 제공하며 극진히 대접했다. 사도 바오로는 이들 부부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다.
 
사도 바오로와 에바프로디도의 만남도 감동적이다(필리 2,25).

예수님과 제자들(요한 15,14-15)의 우정은 진정한 우정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신실한 벗으로서 본보기를 보여준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좋은 친구, 성실한 친구를 갖는 것은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다. 성경은 특별히 성실한 친구를 '피난처''보물''생명을 살리는 명약'으로 설명하며 성실한 친구가 얼마나 값진 존재인지를 말하고 있다. "성실한 친구는 든든한 피난처로서 그를 얻으면 보물을 얻은 셈이다. 성실한 친구는 값으로 따질 수 없으니 어떤 저울로도 그의 가치를 달 수 없다. 성실한 친구는 생명을 살리는 명약이니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은 그런 친구를 얻으리라"(집회 6,14-16).

즉 참된 우정은 하느님에 대한 성실함, 인간에 대한 성실함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하느님을 믿고 경외하는 사람은 우정 관계에서도 성실하고 신의를 지킨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잘 돌봐주시고 그에게 좋은 친구를 만들어주신다. 좋은 친구를 얻고자 하면 내 자신이 먼저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
 
[평화신문, 2013년 11월 17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교구장 비서실 수석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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