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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가톨릭 신앙의 보물: 영적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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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5 조회수4,013 추천수1

[가톨릭 신앙의 보물] <4> 영적 독서


주님 말씀에 동화 변화돼 그에 맞갖은 삶을



신앙인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관상하는 삶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이를 세상에 실현해야 한다. 사진은 네 복음사가가 새겨진 성경 겉표지 장식.
 

성경 읽고 묵상하고 관상하는 신앙인

영적 독서, 즉 성독(聖讀, 렉시오 디비나)은 성경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관상하는 세 가지 방법으로 구성돼 있다.

독서는 우리가 읽는 성경 구절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숙독하는 것이다. 그날 전례에 제시되는 성경 본문을 읽고 또 읽으며 성경 본문에 나오는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핵심 용어와 등장인물, 그 인물의 행위와 특성 등을 찾아 성경 전체의 맥락도 살펴봐야 한다. 독자가 속한 시대 속에서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성경 본문을 이미 알고 있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이유로 한 본문이라도 소홀히 여기면 안 된다. 성경에 내재한 함축된 의미를 깨닫기 위해 분석하며 읽어야 한다.

묵상은 성경 본문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살펴봐야 한다. 어떤 메시지, 어떤 가치를 전달해 주는가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말씀의 메시지에 대해, 자신에게 계시되는 영원한 가치에 대해, 그 메시지를 자신에게 알려준 성령에게 어떻게 협조해야 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관상은 말씀을 통해 자신과 통교하길 원하시는 주님과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는 가장 내밀한 순간을 말한다. 관상을 통한 주님과의 만남은 기도와 실천을 통해 확장된다. 곧 성경을 숙독하고, 거기에 나타난 주님의 메시지를 깨닫기 위해 묵상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주님과의 만남을 위해 관상하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기도하고, 그 깨달은 바를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제 삼천년기를 맞이하는 교회가 주님의 말씀을 갖고 영적인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하셨다. 교황께서는 신앙인들이 손에 성경을 쥐고, 교회를 통해 끊임없이 말씀을 전하는 성경을 받아들이고, 생명의 말씀이 되는 성경을 받아 삼키고, 하느님 말씀에 맛들여 희망의 여정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육화하는 것이다. 세끼 밥을 먹듯이 우리 몸이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관상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을 뜻한다. 성경에 맛을 들이라는 것은 하느님 말씀에 동화하고 변화하여 그 말씀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되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고 반항하는 인간들과 달리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구현하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라는 것을 말한다.
 

성독 통해 하느님 따르는 삶 살아야

주님께서 어린이를 축복하고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린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부모에게 의지한다. 우리도 그 어린아이가 부모의 말을 따르듯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성찰하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느님의 자녀라면 하느님을 닮아야 하며, 이는 하느님을 따르려는 삶이다. 성독을 통해 그러한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 곳곳에서 많은 이들의 삶 속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본다. 분열과 갈등과 폭력과 더욱 심화하는 빈부격차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반면 희망의 모습도 본다. 수많은 신앙인이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접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주님의 말씀에 대한 진정한 갈망을 갖고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삶 속에서 구체적 실천으로 신앙을 살아간다.

주님께서는 모든 인간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 세상을 무관심하고 초연한 태도로 바라보기를 바라지 않으신다. 주님의 말씀이 생명의 원천이며 뿌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을 통해 내면에서부터 새로운 영의 뿌리의 새싹을 틔워 새로운 영의 인간이 돼야 한다. 주님의 말씀인 성경이 삶의 근원으로 더 이상 체험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없다.

성독은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성경을 읽는 것은 주님을 만나는 것이다. 성경 본문을 통해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의미를 올바로 해석하고 각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그 깨달음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말씀을 접하는 것, 성경이 품은 보화를 발견하기 위해 꼭 신학을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작하려는 용기만 있으면 됩니다. 나는 말씀을 듣고 잠시 가만히 머무르는 시간을 꼭 갖도록 권합니다. 침묵 중에 귀 기울이면 응답이 들리고, 삶의 의미도 떠오릅니다. 나는 귀 기울여 듣는 마음을 온전히 신뢰합니다"(카를로 마르티니 추기경 '예루살렘 밤의 대화' 중에서).
 
[평화신문, 2013년 12월 15일,
홍승모 몬시뇰(인천가톨릭대 신학대학장), 정리=백영민 기자]
 
※ 방송은 수요일 오전 7시 20분에 방송되며, 지난 회는 누리방(http://web.pbc.co.kr/tv)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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