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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산책: 열왕기 - 그들은 주님을 경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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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03 조회수3,303 추천수1

[성경산책 구약] 열왕기


그들은 주님을 경외하지 않았다

 

 

열왕기는 다윗이 이룩한 통일 왕국이 솔로몬에게 계승된 이후부터 바빌론에 의해 패망되기까지의 역사를 다루면서 이 왕국을 다스리게 된 왕들은 누구였으며, 왕국이 남과 북으로 분열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왕국이 패망하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신명기적인 관점에서 서술합니다. 열왕기의 저자는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 왕국을 다스린 임금들이 어떤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업적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각 임금이 얼마나 충실하게 한 분이신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이 선택하신 곳에서만 그분을 예배하도록 조처하였는지에 대해 주목합니다. 

 

이스라엘 왕국에 일어났던 주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열왕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부분인 1열왕 1-11장은 다윗의 죽음을 보도하고, 그의 뒤를 이어 임금이 된 솔로몬이 어떻게 왕권을 확립하였는지를 서술하며, 성전 건축 과정을 상세히 보도합니다. 둘째 부분은 1열왕 12장에서 2열왕 17장까지로, 솔로몬의 사후 왕국이 분열되는 과정과 북 이스라엘 왕국이 아시리아에 패망하기까지의 역사를 전해줍니다. 예루살렘 중심의 예배를 장려하였는지의 여부가 역사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북 이스라엘 왕국의 첫째 임금이었던 예로보암 1세는 단과 베텔에 성소를 세우고 금송아지 상을 그곳에 두었다는 이유로 단죄받으며, 북 이스라엘의 모든 임금들은 그의 죄를 반복하였다고 비난받습니다. 북 이스라엘이 멸망한 원인도 우상숭배와 예로보암의 죄 탓으로 돌려집니다. 열왕기의 마지막 부분은 2열왕 18-25장으로, 남아 있던 남 유다 왕국이 바빌로니아 제국에 의해 패망되기까지의 역사를 다룹니다. 남 유다 왕국이 멸망하게 된 원인 역시 정치적, 군사적인 이유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우상 숭배와 지방 성소들을 폐지하지 않은 탓으로 설명됩니다. 결국 왕국이 분열되고 마침내 멸망하게 된 원인은 하느님과의 계약에 충실하지 않은 탓이며, 그 결과 신명기 28장에 언급된 대로 계약 위반에 따른 저주가 발생한 것으로 설명합니다. 

 

기원전 587년에 바빌로니아 제국의 황제인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해 성전과 예루살렘 도성은 파괴되고, 대다수의 백성들이 바빌론으로 유배를 감으로써 이스라엘은 여호수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주셨던 땅과 주권을 잃게 됩니다. 예언자들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적으로 임금들과 백성들에게 경고하며 하느님의 법에 충실하도록 재촉하였지만 누구도 그들 앞에 밀어닥친 운명을 역전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열왕기의 저자는 낙담한 지식인이 아닙니다. 그는 열왕기의 마지막에 바빌론의 감옥에 갇혔던 여호야킨 임금이 네부카드네자르의 아들인 에윌 므로닥 황제에 의해 풀려나는 사건을 보도함으로써 회복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어쩌면 열왕기의 긴 역사는 왕국의 멸망의 원인을 설명함으로써 회복을 위한 길을 제시하려는 것일지 모릅니다. 

 

[2014년 3월 2일 연중 제8주일 서울주보 4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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