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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복음 이야기10: 이스라엘의 절기 - 가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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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5 조회수3,706 추천수1

[복음 이야기] (10) 이스라엘 절기 - 가을축제


가을에 맞는 속죄와 기쁨의 새해축제



9월 말이면 이스라엘은 새해를 맞는다. 성경에 나오는 일곱 번째 달인 '타쉬리 달'인 이달에는 3가지 축제가 21일간 지속된다. 시대에 따라 축제 순서는 달랐으나 예수님 시대에는 △ 신년제(나팔제) △ 속죄일 △ 초막절 순으로 진행됐다.


신년제(나팔제)

예수님 시대 유다인들은 정월 초하루를 맞아 열흘 동안 새해 축제 신년제를 지냈다. 이 기간에 새해를 알리는 뿔피리를 불어 '나팔제'(민수 29,1; 레위 23,24-25)라 했다. 이 축제는 하느님께서 창조주이시며 왕이시며 세상 만물의 재판관임을 뜻하는 축제였다.

가을에 새해를 맞는 관습은 이스라엘만의 고유 풍습은 아니다. 고대 근동 가나안 사람과 메소포타미아 사람들도 가을에 새해를 맞았다. 여름 건기를 지나 가을비가 내리면서 우기가 시작되는데 이때 대지에 새순이 돋고 온 세상이 푸르러져 고대인 눈에는 이것이 마치 새로운 창조의 과정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이 축제일 동안 새해가 달고 풍요롭기를 기원해 꿀에 사과를 찍어 먹거나 석류를 쪼개 먹는다. 석류의 알갱이가 모두 613개라 여긴 유다인들은 자신들이 지켜야 할 613가지 율법을 상징해 석류를 먹었다.

회개를 중시하는 이스라엘 민족답게 유다인들은 이 기간에 지난 한 해 동안 지은 죄와 잘못에 대해 하느님과 가족, 친지, 친구들에게 속죄와 용서를 구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자신의 죄를 씻어 버리는 의미로 강가에 모여 참회의 기도를 바치고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거나 옷을 흔들고 빵이나 돌멩이를 던져넣었다(미카 7,18-20). 이 의식을 히브리말로 '타실리프'라 한다. 또 유다인들은 황소 한 마리, 숫양 한 마리, 일 년 된 흠 없는 어린 숫양 일곱 마리를 기름을 섞은 고운 곡식 가루와 함께 하느님께 번제물로 바쳤다(민수 29,2-5).


속죄일

나팔제의 마지막 날, 즉 '특별히 거룩한 날들'의 열흘째 되는 날에 유다인들은 '욤 하키푸림'이라 부르는 '속죄일'(레위 16장; 23,26-32)을 지낸다. 이날은 이스라엘 명절 가운데 가장 거룩한 날 가운데 하루로 자신이 저지른 모든 죄와 부정을 정화하는 날이다. 구약시대에는 이 날에 일을 그만두고 단식하지 않으면 사형에 처했다. 오늘날도 이 날이 되면 유다인들은 모든 생업을 그만두고 심지어 대중교통, 대중매체, 국경까지 닫고 종일 단식하고 회당에서 기도하며 하루를 보낸다. 사도행전에도 이 날을 '단식일'(27,9)이라 표기하고 있다.

이 날 대사제는 1년에 한 번 성전 성소에 들어가 황소의 피와 숫염소 피를 손가락에 찍어 속죄판과 제단 위에 일곱 번 뿌리는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속죄 예식을 마치면 제비로 뽑힌 숫염소 한 마리에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죄를 씌운 다음 광야로 내보낸다(레위 16,20-22). 그런 다음 대사제는 '거룩한 곳에서 물로 몸을 씻은 다음 본래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자기의 번제물과 백성의 번제물을 바쳐, 자신과 백성을 위해 속죄 예식을 거행했다. 이 속죄 예식으로 하느님의 백성이 정화됐다.


초막절

속죄일이 끝나면 이스라엘 민족은 타쉬리 달 15일부터 이레 동안 기쁨의 '초막절'을 지낸다. 이 축제는 본래 올리브나 포도 수확제에서 기원한 '추수 감사제'(탈출 34,22)였다. 유다인들은 이 절기에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이 40년간 광야에서 '지상의 나그네'로 유랑생활을 했을 때 하느님께서 구름 기둥과 불기둥으로 그들을 보호해 주신 것을 함께 기념해 '초막' 축제를 지낸다(레위 23,39-43; 시편 42,2-5). 조상들이 광야에서 초막을 짓고 살았기에 지금도 유다인들은 10월 중순 초막절이 되면 초막과 천막을 짓고 일주일 동안 기거하며 이 절기를 기념한다.

성경 시대 유다인들은 초막절 기간 동안 매일 성전에 올라가 희생을 바치고 큰 소리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 그분의 사랑 우리 위에 굳건하고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 알렐루야"(시편 117장)를 노래했다.

대사제는 초막절 동안 하느님께 모두 흠 없는 황소 열세 마리와 숫양 두 마리, 일 년 된 어린 숫양 열네 마리를 기름을 섞은 고운 곡식 가루와 함께 번제물로 바쳤다(민수 29,13-34).

[평화신문, 2014년 3월 25일, 리
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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