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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의 세계: 키레네 사람 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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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11 조회수3,008 추천수1

[성경의 세계] 키레네 사람 시몬

 

 

키레네(Cyrene)는 희랍인이 아프리카 북쪽 해안에 건설한 식민도시였다. 지금의 리비아 동부지역에 해당한다. 현재도 이곳은 키레나이카(Cyrenaica)로 불리고 있다. 키레네는 희랍신화에 등장하는 샘의 여신이다. 물이 귀한 이곳에 도시를 건설하면서 샘의 여신 이름을 붙였다. 기원전 7세기에는 인구 20만을 넘어설 만큼 번창했고 그리스에 곡물을 공급하던 곡창지대였다. BC 96년 로마의 속주가 된 뒤에도 북아프리카의 중심도시였다. 그러나 365년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었고 복구는 불가능했다. 이후 유목민이 머무는 잊힌 도시로 전락했다. 키레네가 다시 관심을 끈 것은 19세기 고고학 발굴이 시작되면서다. 현재 유적지에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신전과 주거지역 그리고 원형경기장을 비롯한 공공건물들이 많이 복원되었다. 당시의 화려한 모습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한다. 

 

키레네는 예루살렘에서는 대단히 먼 곳이다. 그런데도 유다인들이 많이 살았다. 그만큼 자유로운 도시였다. 시몬 역시 키레네 출신이었다. 그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진 장면을 복음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들은 지나가는 어떤 사람에게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하였다. 그는 키레네 사람 시몬으로서 알렉산드로스와 루포스의 아버지였는데 시골에서 올라오는 길이었다.?(마르 15, 21) 

 

마르코복음 작가는 시몬이 알렉산드로스와 루포스의 아버지인 것을 알고 있었다. 훗날 이들이 교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말미에서 교우들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한다. ‘주님 안에서 선택을 받은 루포스, 그리고 나에게도 어머니와 같은 그의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주십시오.?(로마 16,13) 루포스의 어머니는 키레네 사람 시몬의 아내였다. 바오로의 문안을 받을 만큼 초대교회의 열렬한 교우가 되어 있었다.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졌던 그 지점은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골고타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하는 지점’이었다. 지친 예수님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병사들이 시몬을 불러 십자가를 지게 했다. 현재 이곳에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지은 기념성당이 있다. 아무튼, 시몬은 예수님의 십자가 상 죽음을 확실하게 증언할 수 있는 분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분의 십자가를 졌기 때문이다. 시몬은 그때의 일을 평생 잊지 못했을 것이다. 

 

[2014년 4월 6일 사순 제5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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