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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산책: 시편 -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찬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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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5 조회수3,159 추천수1

[성경산책 구약] 시편


이스라엘이 하느님을 찬미하다

 

 

150편의 시편의 내용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요? 제목을 가지고 시작해 봅시다. 

 

히브리어로 시편집의 제목은 ‘찬양가들의 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편집이 온통 기쁜 찬양의 노래들로만 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책에는 오히려 탄원시편의 수가 찬양시편의 수보다 더 많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시편은 과거에 누군가가 했던 기도들을 모아 놓은 것이고, 우리가 체험하듯이 우리의 기도는 찬양만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찬양시편들만 모아 놓은 책이라면 우리에게는 비현실적인 기도들이 되었을 것입니다. 

 

시편의 여러 종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탄원시편과 찬양시편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습니다. 

 

‘탄원시편’에서 기도자는 하느님을 부른 다음 자신의 처지를 하느님 앞에 하소연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그가 자신만을, 자신의 고통만을, 또는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눈길을 하느님께 돌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께 바라라. 나 그분을 다시 찬송하게 되리라.”(시편 42,6) 하느님께 부르짖는 탄원은, 고통 가운데에서도 하느님과 나 사이의 결합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찬양시편’에서는 흔히 첫머리에서 다른 이들을 향해 하느님을 찬양하라고 권고하고, 이어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이유를 말해 줍니다. 창조의 놀라움,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변함없는 자애 등 여러 가지가 하느님을 찬양할 이유가 됩니다. 시편집이 삶의 고통들을 잊지 않기에, 그 책에 들어 있는 찬양시편들은 삶의 굴곡 속에서 멈추어 하느님께 마음을 들어 올리는 순간들이 됩니다. 

 

이러한 시편들은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는 학교가 됩니다. 우리보다 앞서 하느님께 탄원하고 하느님을 찬양했던 이들의 여정을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면서 우리는 하느님을 향해 가는 길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시편은 주님께 피신하는 가난한 이들의 기도입니다. 시편이 얼마나 진실하게 나의 기도가 될 수 있는지는, 나 스스로 어느만큼 가난한 사람이 되어 있는지에 비례합니다. 탄원이 찬양보다 더 많은 구약의 시편집은, 분명 태평하고 아쉬울 것 없는 사람의 기도가 아닙니다. 어려움 속에서 나 혼자의 힘으로 삶을 헤쳐갈 수 없음을 아는 약한 이들의 기도, 훌륭하고 좋은 것 역시 내 힘으로 이룩한 것이 아니라 그 모두가 오직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아는 사람의 기도입니다. 

 

이렇게 고통 속에서 하느님께 매달리고 기쁨 가운데 하느님을 찬미하는 시편의 기도들은 하느님을 임금으로 선포합니다. 그래서 시편 22,4에서는 하느님을 “이스라엘의 찬양 위에 좌정하신 분”이라 부릅니다. 이 세상의 이런저런 힘들이 세상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 같이 보일지라도, 시편을 노래하는 이들은 하느님의 다스리심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나라는 영원무궁한 나라, 당신의 통치는 모든 세대에 미칩니다.”(시편 145,13) 

 

[2014년 4월 20일 예수 부활 대축일 서울주보 5면, 안소근 수녀(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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