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역사서 해설과 묵상: 예루살렘 성전 봉헌식(1열왕 8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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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4-29 | 조회수2,739 | 추천수1 | |
역사서 해설과 묵상 (94) “당신 종과 당신 백성 이스라엘이 이곳을 향해 드리는 간청을 들어주십시오. 부디 당신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들어주십시오. 듣고 용서해주십시오”(1열왕 8,30).
기원전 961년 솔로몬은 7년 동안 걸친 공사 끝에 예루살렘 성전건축을 마쳤다. 이어서 13년 동안 자신의 궁전을 건축했다. 성전과 궁전을 연결하여 지음으로써 양자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고, 신정왕국의 면모를 갖춘 점에서 의의가 컸다. 그러나 20년에 걸친 건축사업 때문에 훗날 백성의 원성을 사서 나라가 남북으로 분열되었다(1열왕 12,4 참조).
열왕기 상권 8장은 역사적인 성전 봉헌식 절차를 상세히 묘사한다.
1) 주님의 궤 안치식(1열왕 8,1-21) 2) 솔로몬의 봉헌기도(1열왕 8,22-53) 3) 백성을 위한 간구(1열왕 8,54-61) 4) 희생제사 및 성전봉헌(1열왕 8,62-66).
성전 봉헌식은 종교적 행사였지만, 전체의식을 임금이 집행한 것은 신정왕국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다. 특별히 솔로몬은 사제처럼 주님의 궤를 예루살렘 성전에 모시고 긴 기도를 바쳤다(1열왕 8,22-53). 기도의 내용은 솔로몬의 왕위승계를 포함한 다윗 왕조를 언급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불행을 당할 때 성전이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을 보증하는 상징이 되기를 청하는 내용이다. 특히 뒷부분에는 초월적인 하느님께서 가까이 임재(臨在)하신다는 신명기 학파의 신학이 나타난다.
솔로몬은 자신의 기도와 간청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를 올렸다.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할 때 부디 들어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도의 본질을 반쪽만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청원기도라는 것이 있듯이, 기도는 내가 필요한 것을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다. 청원기도는 하느님께 전권이 있다는 우리 믿음의 표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고, 그것이 기도의 본질은 더욱 아니다. 기도는 하느님께서 내 청을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기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느님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내가 변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영성가 까를로 까레또(Carlo Carretto) 신부가 이 사실을 잘 깨우쳐준다.
기도란 많은 말을 하기보다 듣는 것이다. 관상이란 내가 그분을 바라보기보다 그분께서 나를 바라보시도록 머무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는 날 비로소 나는 진리 안에 살게 될 것이고 살아있는 기도가 시작될 것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바라보고 계시는 그 관상을 이렇게 정의하리라. 능동적이기보다 수동적이고, 대화보다는 침묵이고, 활동보다는 기다림이라고. 하느님 앞에 나는 누군가? 그분의 출현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묵상주제
“나는 네가 내 앞에서 한 기도와 간청을 들었다.”(1열왕 9,3).
[2014년 4월 27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청주주보 2면, 이중섭 마태오 신부(오송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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