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산책: 지혜서 - 현인이 성경에서 불멸을 발견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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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5-17 | 조회수3,251 | 추천수1 | |
[성경산책 구약] 지혜서 현인이 성경에서 불멸을 발견하다
불멸! 지금까지 구약 성경의 다른 부분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주제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주제가 나오는 것은 지혜서가 구약 성경의 책들 가운데 가장 작성 연대가 늦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의인은 복을 받고 악인은 벌을 받는다는 것이 잠언이 말하는 고전적인 지혜의 가르침이었지만, 욥기와 코헬렛은 그 원칙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불행하게 살다 죽는 의인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세에 대한 희망은 아직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혜서에서는 불멸을 말합니다. 어떻게 하면 불멸을 누릴 수 있을까요? 지혜서의 대답은 지혜를 추구함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은 불멸을 누리게 됩니다. 이제는 의인이 이 세상에서 복을 누리지 못하거나 아니면 일찍 죽는다 해도, 그것 때문에 인과응보의 원칙이 뒤흔들리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죽은 의인은 내세에서 복을 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7-9장에서 지혜의 여러 가지 속성들을 말한 다음, 매우 특징적인 부분인 10-19장이 이어집니다. 그 주제는 이집트 탈출에 관한 숙고입니다. 저자는 여기에서, 지혜가 이스라엘을 이끌었고 그래서 이스라엘은 해방을, 생명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다음 주에 살펴볼 집회서에서 더 다루겠지만, 지혜문학은 대개 어느 시대 어느 민족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 특별히 이스라엘의 역사를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늦은 시기에 와서는 다른 데서가 아니라 바로 이스라엘이 이미 가지고 있던 창세기, 탈출기와 같은 성경의 책들에서 지혜를 찾게 됩니다.
불멸은 얻기 어려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지혜서는 창세기로 돌아갑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당신 모상대로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본래 하느님의 본성을 닮아 불멸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인간이 죽는 것은, 인간 스스로 죄를 지음으로써 죽음을 자신 안에 끌어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고 또 죽어가는 인간들을 바라보면서 인간은 본래 사멸할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다른 문화들의 신화에서도 신들과 인간의 차이는, 신들은 죽지 않는데 비하여 인간은 죽는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사멸할 인간은 정말 힘써 노력해야만 간신히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지혜서가 말하는 것은 그와 다릅니다.
창세기 역시 그랬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위대함과 죄에 떨어진 인간의 나약함, 인간의 그 두 모습 가운데 창세기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비록 죄로 손상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인간의 본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토대로 지혜서는 성경 말씀 안에서 지혜에 귀를 기울이고 영원한 생명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영원한 희망을 말합니다.
“어리석은 이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같이 보일지라도 그들의 영혼은 하느님 안에 있다.”는 지혜서 3장은 장례 때와 순교자 축일에 읽는 독서이기도 합니다.
[2014년 5월 18일 부활 제5주일 서울주보 5면, 안소근 수녀(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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