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신약의 비유1: 신약성경의 비유 (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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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5-25 | 조회수4,226 | 추천수2 | |
신약의 비유 (1) 신약성경의 비유 (상) 비유 내용의 핵심은 '하느님 나라'
예수님은 당신이 전하려는 메시지의 핵심을 뛰어난 문학적 비유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한 타고난 이야기꾼이셨다. 그 비유는 교부들과 학자들을 통해 끊임없이 해석됐고, 2000년이 넘게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왔다. 예수님 비유의 시대적 배경과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 복잡하나 오늘을 사는 우리는 비유를 통해 어떤 지혜와 힘을 얻을 수 있을까. 전문가 해설을 통해 살아있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올바로 이해하고 묵상한다.
하느님 나라를 비유를 통해 설명하신 예수
예수께서 공생활 시작에 선포하신 것은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이다. 마치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야 하는 근거처럼 제시된다. 마르코의 병행 구절인 마태 4,17에서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기 때문이다”라고 표현된다. 예수님의 선포 안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하느님 나라이다. 이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서도 표현된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는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님의 말씀처럼 도래하기를 바라며 드리는 기도문이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는 무엇이며, 또 어떤 나라일까? 지금 우리에겐 꽤 익숙한 표현이지만 이것을 처음들은 당시 사람들에겐 낯선 표현이었음이 틀림없다. 이 낯선 하느님 나라에 대해 예수께서는 주로 비유를 통해 사람들에게 설명한다. 공관 복음서에서 사용된 비유 중에 대부분은 “하느님 나라는~에 비길 수 있다” 또는 “하느님 나라는~와 같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러한 설명 없이 시작하는 다른 비유들도 내용을 보면 직ㆍ간접적으로 하느님 나라와 관련이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 관해서 예수께서는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군중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마르 4,33;마태 13,34)는 점이다. 이 말은 다르게 표현한다면 ‘비유가 아니고서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성경에서의 직유와 은유
어떤 것을 비교하는 방법은 문학적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직유(simile)는 말 그대로 직접적으로 유사함을 가지는 무엇과 비교하는 방법으로‘(마치)~처럼’ 또는 ‘~과 같다’는 표현들과 함께 사용된다. “우리의 삶은 구름의 흔적처럼 사라져 가 버린다. 햇살에 쫓기고 햇볕에 버티지 못하는 안개처럼 흩어져 가 버린다”(지혜 2,5). 지혜서의 이 표현은 직유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직접적으로 ‘삶’을 ‘구름의 흔적’과 ‘안개’와 비교하고 있다.
은유(metaphor)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특성을 통해 비교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마태 5,13)라는 표현은 은유에 해당하는데, 소금이 가진 특성을 통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군중들과 비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은유의 경우, 부연 설명이 없으면 어떤 특성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호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예수께서는 비유에서 소금이 지닌 짠맛과 비교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음식의 맛을 내거나 음식을 보관하는데 소금의 그 짠맛이 사용되는 것처럼, 비유를 듣는 이들도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지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은유는 다시 몇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알레고리는 ‘다르게 말하는 것’이다. 하나의 개념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알레고리는 은유가 확장된 형태로 보통 상징들과 함께 사용되며, 유사한 점을 통해 비교하는 방법이다. 알레고리는 실제로 주로 사람들을 비교하는 데 사용된다. 특별히 예술 분야에서, 곧 조각이나 그림에서 쉽게 알레고리를 찾아볼 수 있다.
비유 역시 은유의 확장된 형태로 볼 수 있다. 비유는 많은 경우 이야기처럼 전개되며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솝의 우화나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비유에 속한다.
비유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비유에 등장하는 친숙한 요소들을 통해 전혀 새로운 것이었던 하느님 나라에 대해 조금씩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비유는 두 가지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만이, 곧 하느님 나라와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이런 면에서 예수께서는 하느님 나라와 이 세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비유들은 한 문장이나 표현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로 전해진다.
[평화신문, 2014년 5월 25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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