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구약] 성경산책: 에제키엘서 -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 |||
---|---|---|---|---|
이전글 | [신약] 신약의 비유4: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하) |1| | |||
다음글 | [지리]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30: 대사제 카야파의 저택 |1|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6-14 | 조회수3,007 | 추천수1 | |
[성경산책 구약] 에제키엘서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이사야서, 예레미야서와 함께 이른바 ‘삼대 예언서’를 이루는 에제키엘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지닙니다. 1. 예루살렘 멸망 이전<에제키엘의 환시와 사명의 시작(1,1-3,27), 유다와 예루살렘의 멸망에 관한 신탁(4,1-24,27)> 2. 이방 민족들에 관한 신탁(25,1-32,32) 3. 예루살렘 멸망 이후<구원과 위로의 예고(33,1-39,29), 새 땅과 새 성전의 예고(40,1-48,35)>
자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나타난 환시(에제 1,28; 3,23; 8,4; 10,1; 43,2), 곧 하느님의 영광에 사로잡힌 에제키엘은 바빌론인들이 동물 신화에서 따온 환상적인 동물들, 곧 우주의 모든 힘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여겼던 그 짐승들을 주 하느님을 섬기는 존재로 배치시켰습니다. 이로써 예언자는 주님의 영광이 어떤 곳으로든 거침없이 움직이면서 우주에 있는 모든 형상들 안에서 전능하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한편 예언자는 주님의 영광이 성전을 나와 예루살렘에서 멀어지는 것을 봅니다.(에제 11,22-23) 주님께서 당신의 거룩한 거처인 시온을 떠나시는 이유, 하느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에 일어난 극적인 결별의 동기를, 에제키엘은 이스라엘 백성이 저지른 죄에 있다고 말합니다.(에제 7,23; 16,36; 36,18 등) 죄는 역겨운 것이며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계속 되풀이하며 말하는 에제키엘이 가장 큰 죄로 여기는 것은 ‘우상숭배’입니다.(에제 14,1-8)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빠져버린 이 추잡한 부정의 뿌리가 결국 ‘교만’에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에제 7,20.24; 16,49-50; 32,12; 33,28; 35,13 등)
백성의 죄악은 무서운 심판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언자는 이 심판이 다가옴을 보고서는, 말과(에제 7장; 9-11장) 행동으로써(에제 4-5장) 그러한 사실을 지칠 줄 모르고 예고합니다. 에제키엘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두 번째 사건, 곧 예루살렘이 함락되어 파괴되고 불에 타버렸으며, 생존자들은 유배를 당해 끌려갔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불행의 ‘예표’로서(에제 12,6) 피할 수 없는 불행을 예고해야 했던 예언자는, 이제 구원의 선포자로 변모합니다. 그는 ‘성벽이 무너진 곳’(에제 13,5), 폐허 위에 올라서서 전혀 새로운 시작을 선포합니다. 곧 죽은 자들이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입니다.(에제 37,1-14) 물론 이것은 개별적인 육신의 부활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얼마가 줄어들고 또 소멸되었다 하더라도, 그리고 생명의 세계에서 버림받은 해골더미로 전락했다 하더라도, 주님께서는 당신 영의 그 뜨거운 ‘숨’을 불어넣으시어 그들을 다시 살리시리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새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이 자신의 모든 활동의 목표였던 에제키엘은 예언 활동을 마치면서 새로운 이스라엘, 곧 새 왕국의 백성의 삶을 드러내는 데에 노력을 기울입니다. 예언자는 ‘마지막 때’(에제 38,8)에 모든 원수들에게서 승리를 거두게 될 새 이스라엘이, 역시 새롭게 된 팔레스티나 땅에 정착하리라고 예고합니다. 그리고 모든 생명에 가장 중요한 물이 이 땅의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성전에서 흘러나옵니다.(에제 47장) 돌아온 주님의 영광을(에제 43,1-12) 찬미하는 전례가 모든 규정에 따라(에제 40장; 46장) 거행되는 성전은 ‘야훼-삼마’(야훼님께서 여기 계시다: 48,35)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을 것이며, 이제부터 이 새로운 백성은 삶의 중심, 곧 신비의 심장이 되는 것입니다.
[2014년 6월 15일 삼위일체 대축일 서울주보 4면, 김현 신부(동작동성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