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10: 이웃사랑의 모범, 아브라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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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7-21 | 조회수3,190 | 추천수1 | |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10) 이웃사랑의 모범, 아브라함
계약의 백성이 지켜야 할 두 번째 과제로 이웃사랑을 꼽았다. 지난주에 보았듯이 이웃사랑을 거스르는 이들은 결국 소돔 읍처럼 멸망에 이른다.
소돔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아브라함은 이웃사랑실천의 모범이 된다. 아브라함은 한창 뜨거운 대낮에 자신을 찾아온 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한다.
“그가 눈을 들어보니 자기 앞에 세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그들을 보자마자 천막 어귀에서 달려나가 그들을 맞이하면서 땅에 엎드려 말하였다. ‘나리, 제가 나리 눈에 든다면, 부디 이 종을 그냥 지나치지 마십시오.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시어 발을 씻으시고, 이 나무 아래에서 쉬십시오. 제가 빵도 조금 가져오겠습니다…”(창세 18,2-5ㄱ).
사실 손님 환대는 고대사회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이와 같은 아브라함의 이웃사랑, 그러한 마음가짐과 사랑의 행위는 하느님께로부터 큰 보상을 받는다. 후손을 주시겠다는 하느님 약속이 성취된다.
“내년 이때에 내가 반드시 너에게 돌아올 터인데, 그때에는 너의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18,10).
계약의 백성이 지켜야 할 세 번째 과제는 자기희생을 통한 구원의 길이다.
아브라함도 희생 제사를 바쳐야 했다.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데리고 모리야 땅으로 가거라. 그곳, 내가 너에게 일러 주는 산에서 그를 나에게 번제물로 바쳐라”(22,2).
아브라함은 그분 명령에 아무런 이의제기 없이 그대로 순종한다. 그는 아들 이사악을 묶어 장작 위에 올려놓고서 아들 목을 내려치려고 온 힘을 다해 칼을 뻗쳐 든다. 바로 그때 천사가 외친다.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너의 외아들까지 나를 위하여 아끼지 않았으니,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제 내가 알았다”(22,11-12).
아브라함은 주님 친히 희생제물을 마련해주셨다 하여 그곳을 ‘야훼 이레(주님께서 마련해주신다)’라고 이름 짓는다.
아브라함은 외아들을 번제물로 봉헌하라는 명령에 온전히 따름으로써 시험과정을 통과한다. 그분께서 내려주신 과제를 여지없이 수행함으로써 자기희생의 달인이 된다. 이렇게 그는 믿는 이들의 조상으로 우뚝 선다. 그는 신앙의 조상으로서 믿는 이들에게 인간은 누구나 고통을 견디어 내야 구원에 이를 수 있음을 깨우쳐준다.
계약의 백성은 ‘뭇 민족들의 빛’이 되어 모든 민족들이 주님께로 모여오도록 해야 한다.
“(예루살렘아)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이사 60,1-3).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이사 49,6ㄴ).
이렇게 아브라함은 자신을 뒤따르는 계약의 백성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믿음의 조상’이 된다. 예수님께서도 자기희생, 곧 십자가 없는 구원은 없다고 말씀하신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는 자비를 베풀어주신다.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셨지만, 실상 극적으로 그를 살려주시고 그 대신 숫양을 잡아 바치게 해주신다.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제 내가 알았다”(22,12ㄷ)라고 말씀하실 때,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덤불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숫양을 잡아다 번제물로 바친다. 그러나 영원하신 분께서는 자신의 아들 예수님은 믿는 이들이 극도의 고통을 겪는 순간에 바치던 기도를 바치실 때마저도(시편 22,2-5) 침묵하신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은 마지막 순간에 살려주시지만, 당신 외아들 예수님은 죽도록 내버려두시지 않는가! 우리 모두가 묵묵히 따라가야 할 길이 여기 있다.
* 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7월 20일, 신교선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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