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13: 야곱 가문 전체 구원자 된 요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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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8-10 | 조회수3,392 | 추천수1 | |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13) 야곱 가문 전체 구원자 된 요셉
아브라함은 누구인가? 그는 예수님을 믿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조상이다. 기원후 1세기부터 유다교 문헌에서 그를 ‘신앙인의 선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아브라함을 신앙인의 선조’라고 부를 때, 이 말은 ‘인간의 족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신앙인의 선조라는 말은 아브라함의 믿음과 업적을 본받는 모든 이들, 곧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그의 후손’ 안에 자신을 포함시키는 모든 믿는 이들의 선조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증언한다.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주어졌습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로마 4,13-16).
아브라함이 유다교인들과 이슬람교인들의 조상인가? 그렇다. 그는 유다교인들뿐 아니라 이슬람교인들이 자신들의 선조로 모시는 인물이다. 그는 생을 다할 때까지 자신을 투신한 믿음의 증인이었으며 희망의 증인이었다. 무엇보다도 아브라함이 외아들을 제물로 바쳐야 했던 사건은 유다교와 그리스도교에 더없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유다교인들은 이사악 봉헌 사건(창세 22장)을 유다 백성이 오랜 세월 견디어 내야 했던 고난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반면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이사악 봉헌을 성금요일 예수님 십자가처형 사건의 예고로 이해했다.
그렇다면 야곱은 어떤 인물인가? 남을 속일 뿐 아니라 자신도 속아 넘어간 야곱은 복을 받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하느님을 만남으로써 새롭게 태어난다. 그분 체험을 통하여 그의 이름은 물론, 그 자신의 전 존재까지도 바뀐다(32장). 이스라엘 열두지파의 기원은 야곱과 그의 아내 레아와 라헬, 라헬의 몸종 빌하와 레아의 몸종 질파가 낳은 열두 아들에서 유래한다(35,23-26).
야곱의 열두 아들에 기원을 둔 이스라엘 열두 지파 이야기는 요한 묵시록에 이르기까지 성경 곳곳에 등장한다(묵시 7,4-8).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십이 지파를 완성하신다는 의미에서 열두 사도를 뽑으신다(마태 10,1-4.5). ‘온전함, 충만, 완성, 은총’을 뜻하는 ‘열둘’도 이스라엘 십이 지파에서 유래한다(마태 14,20 참조).
그중 요셉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요셉을 둘러싼 이야기는 길게 펼쳐진다(37 39-50장). 요셉이 자신의 형제들에게 배반당하여 이집트로 팔려가지만 결국 그는 야곱 가문 전체의 구원자가 된다. 영원하신 분 덕분에 요셉은 무엇을 하든지 성공한다. 요셉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하느님께서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그의 운명을 바꾸어주신다. 독자는 요셉 이야기에서 그분께서 그의 곁에 계시는 한 그 누구도 그를 건드리거나 해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성조 야곱의 후손은 어떻게 이집트로 내려가게 되었을까. 그 답이 요셉 이야기에서 밝혀진다. 창세기는 무슨 이유로 야곱 가문이 집단적으로 이집트로 내려가 살게 되었는지를 소상히 밝혀준다(37 39-46). 여기서 유목민족 이스라엘이 겪은 고난의 길이 바로 하느님께서 구원 위업을 이루기 위한 섭리였음이 드러난다. 요셉이 겪은 고난의 여정이 그분께서 앞을 내다보고 이끌어주신 구원계획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분께서 이루시는 구세사의 단면이다.
그런데 요셉은 왜 이집트로 팔려갔는가. 요셉의 형들은 별 이유 없이 단순히 그에 대한 미움 때문에 어린 요셉을 이집트 상인에게 노예로 팔아넘긴다. 그는 자신에게 닥쳐오는 온갖 어려움과 유혹을 극복하고 인내하며 지내다 파라오 다음가는 자리에 앉게 된다. 가나안 지방에 심한 기근이 들어 견디다 못한 형들이 이집트로 내려가 요셉 앞에 선다. 두려움에 벌벌 떠는 형들에게 요셉은 무슨 말을 하는가?
* 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8월 10일, 신교선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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