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경산책: 마르코 복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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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08-17 | 조회수5,634 | 추천수1 | |
[성경산책 신약] 마르코 복음서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드러나는 사람의 아들
마르코 복음서는 가장 먼저 쓰여진 복음서로 간주되며 간결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의 저자는 자신의 복음서를 예수님의 활동이 이루어진 장소에 따라, 예수님께서 이동하시는 경로에 따라 복음서를 구성했습니다. 가장 먼저 예수님의 활동이 이루어진 곳은 갈릴래아 호수와 그 주변이었습니다.(마르 1,1-8,26) 그곳을 떠나 예수님은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데, 두 번째 부분은 이 여정과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마르 8,27-10,52) 그리고 마지막 장소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맞게 되는 예루살렘입니다.(마르 11,1-16,8)
마치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의 삶을 갈릴래아에서 출발해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여정처럼 소개합니다. 예수님의 공적인 삶은 당신의 죽음의 장소인 예루살렘을 향하고 있으며,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 이후에야 다시 갈릴래아로 돌아갑니다.(마르 16,7) 이러한 틀은 마태오와 루카에게 영향을 주었고 공관 복음서의 중요한 신학적 구조가 됩니다.
마르코 복음의 중요한 영향 중 하나는 ‘사람의 아들’이라는 호칭입니다. 이 호칭이 처음 사용될 때, 저자는 하느님의 고유한 권한으로 생각되던,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사람의 아들에게 있음을 이야기합니다.(마르 2,10) 또한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으로 표현됩니다.(마르 2,28) 이 호칭은 예수님의 수난 예고(마르 8,31-33)에 다시 등장합니다. 세 번에 걸친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예고는 마르코 복음 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수난과 부활 예고는 비슷한 형태(수난 예고 - 제자들의 몰이해 - 가르침)로 반복됩니다. 마치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처음에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조금씩 이해해 가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내용적으로는 사람의 아들이란 표현을 통해 메시아, 곧 그리스도께서 수난과 죽음을 겪고 부활하리라는 복음의 핵심에 대한 선포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의 아들은 종말 때에 다시 오실 분으로 드러납니다. 수난 예고처럼 세 번에 걸쳐 표현되는 ‘다시 오심’, 곧 그리스도의 재림(마르 8,38; 13,26; 14,62)은 죽고 부활하신 바로 그분이 종말의 심판자임을 나타냅니다. 결국 마르코 복음은 사람의 아들이란 호칭을 통해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지 알려주며, 그분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표현합니다.
마르코 복음은 제자들을 뽑으신 이야기에서 제자들의 첫째 목적을 ‘예수님과 함께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마르 3,14) 복음의 선포나 권한을 통해 예수님의 활동에 참여하는 것보다 우선하는 것은 ‘함께 있음’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부활 이후에 복음 선포를 위해 파견되는 제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마르 16,20) 예수님의 모든 제자들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능력으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8월 17일, 연중 제20주일 서울주보 4면, 허규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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