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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공주가 구해준 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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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1 조회수2,574 추천수1

[성경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공주가 구해준 모세



요셉은 역사를 어떻게 이해합니까?


요셉은 자신을 이집트로 팔아넘긴 형들에게 말합니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창세 45,5) 요셉은 지난 날 이루어진 모든 일을 하느님의 섭리라고 고백합니다. 자신의 쓰라린 체험까지도 모두가 주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구원역사라고 해석하는 요셉의 모습이 사뭇 돋보입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 이야기에 이어서 탈출기는 다음과 같이 시작됩니다.


“야곱과 함께 저마다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들어간 이스라엘의 아들들 이름은 이러하다. 르우벤, 시메온, 레위, 유다, 이사카르, 즈불룬, 벤야민, 단, 납탈리, 가드, 아세르이다. 야곱의 몸에서 난 이들은 모두 일흔 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요셉은 이미 이집트에 가 있었다. 그 뒤 요셉과 그의 형제들과 그 세대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식을 많이 낳고 늘어만 갔다. 그들은 번성하여 더욱더 강해졌다. 그리하여 그 땅이 이스라엘 자손들로 가득 찼다.”(탈출 1,1-7)


그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데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임금이 이집트에 군림하게”(탈출 1,8)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강제 노동으로 그들을 억압하려고 그들 위에 부역 감독들을 세웠다. 그렇게 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파라오의 양식을 저장하는 성읍, 곧 피톰과 라메세스를 짓게 되었다.”(탈출 1,11) 당대의 초강대국 이집트의 임금 파라오가 약소민족 이스라엘을 노예처럼 부리기로 맘을 굳힙니다. 강자가 더 강해지기 위해 약자를 제물로 삼자는 것입니다.


탈출기를 간추려 본다면?


탈출기에 나오는 첫 주제는 힘없는 이스라엘 민족과 강대국 이집트 사이에 전개되는 하느님의 구원역사입니다. 이 두 민족 사이에서 펼쳐지는 여러 사건들이 큰 획을 그으며 무대 위로 등장합니다. 야곱의 후손 일흔 명이 이집트 땅에서 번성하여 큰 무리를 이루어 이제 민족을 형성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성장합니다. “야곱의 몸에서 난 이들은 모두 일흔 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요셉은 이미 이집트에 가 있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식을 많이 낳고 늘어만 갔다...... 그리하여 그 땅이 이스라엘 자손들로 가득 찼다.”(탈출 1,5.7.) 한 쪽에는 억압받는 이스라엘 민족이 서있고 다른 쪽에는 그를 억압하는 강대국 이집트가 우뚝 서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엄청나게 불어났다는 이야기는 무슨 뜻입니까?


이는 주님께서 일찍이 아브라함과 맺으신 계약이 실현된다는 증거입니다.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창세 12,2) “내가 너의 후손을 땅의 먼지처럼 많게 할 것이니, 땅의 먼지를 셀 수 있는 자라야 네 후손도 셀 수 있을 것이다.”(창세 13,16) “하늘을 쳐다보아라. 네가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보아라.... 너의 후손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창세 15,5)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창세 17,5) 이스라엘 자손들의 번성은 곧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느님 약속이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당시 초강대국 이집트는 약소민족 이스라엘을 어떻게 억압합니까?


이집트 임금 파라오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이스라엘을 억압합니다. 하나는, 피라미드를 비롯한 갖가지 공사현장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끌어다놓고 강제노동을 시킴으로써 히브리민족을 이집트의 노예로 전락시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남아들을 모조리 죽여 버림으로써 이스라엘 민족을 말살시키는 정책입니다. 파라오는 히브리 산파들을 불러 명령을 내립니다. “너희는 히브리 여자들이 해산하는 것을 도와줄 때, 밑을 보고 아들이거든 죽여 버리고 딸이거든 살려 두어라.”(탈출 1,16) 이로써 파라오는 히브리 민족을 역사의 무대에서 아예 사라져버리게 하는 전략을 편 것입니다.


히브리(이스라엘) 산파들이 파라오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랐습니까?


성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왜 산파들이 목숨을 걸고 파라오의 명에 따르지 않았습니까? 성서가 답을 줍니다. “산파들은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에서, 이집트 임금이 그들에게 분부한 대로 하지 않고 사내아이들을 살려주었다.”(탈출 1,17) 이에 화가 난 임금은 산파들에게 호통을 치며 묻습니다. 도대체 왜 사내아이들을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느냐고. 히브리 산파들의 답변이 걸작입니다. “히브리 여자들은 이집트 여자들과는 달리 기운이 좋아, 산파가 가기도 전에 아기를 낳아 버립니다.”(탈출 1,19) 제아무리 피라미드 왕국의 파라오라 해도 산파 역할을 떠맡을 수는 없었습니다.


파라오는 어떤 선택을 합니까?


그는 극단적인 방법을 강구해냅니다. 갓 태어난 히브리 남자 아이들을 모두 나일 강에 던져 익사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마침내 파라오가 온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히브리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들은 모두 강에 던져 버리고, 딸은 모두 살려 두어라.’”(탈출 1,22) 파라오는 하늘의 뜻 곧 양심이 가리키는 대로 판단하지 않고 세속적 권력을 키우는 데 급급했던 것입니다. 그는 하느님 지혜에 순응하기를 포기하고 오히려 하느님 구원 역사에 정면으로 도전하기로 결심합니다.


파라오의 선택은 결실을 거둡니까?


물론 수많은 어린이들이 나일 강에 빠져 희생됩니다. 우선 눈앞에 보이는 자그마한 결실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된 히브리 민족을 뿌리째 없애버리려는 계책은 주님의 구원섭리에 대항하는 술책이므로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파라오의 어리석음을 두고 일찍이 시편의 신앙인은 노래했습니다. “세상의 임금들이 들고 일어나며 군주들이 함께 음모를 꾸미는구나.... 하늘에 좌정하신 분께서 웃으신다. 주님께서 그들을 비웃으신다.”(시편 2,2.4) 그렇습니다. 그 누가 감히 전능하신 하느님의 지혜에 맞서겠습니까?


그런 와중에 이스라엘 민족의 영도자 모세가 태어납니다.


그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는 파라오의 갖가지 계책을 비웃는 듯합니다. 히브리 민족의 남아로 태어난 젖먹이들을 다 나일 강에 빠뜨려 죽게 하라는 파라오의 명령 한 가운데에서 모세가 조용히 태어납니다. “레위 집안의 어떤 남자가 레위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기가 잘생긴 것을 보고 석 달 동안 그를 숨겨 길렀다.”(탈출 2,1-2)


모세는 강물에서 익사할 위기를 어떻게 넘깁니까?


피라미드 왕국의 최고 권력자 파라오가 온갖 수작을 다 부려가며 이스라엘 민족을 말살시키려 가진 노력을 다 기울일 즈음 모세가 태어납니다. 모세의 부모 역시 파라오의 손아귀에서 아예 자유로운 곳으로 빠져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더 숨겨 둘 수가 없게 되자, 왕골 상자를 가져다 역청과 송진을 바르고, 그 안에 아기를 뉘어 강가 갈대 사이에 놓아두었다.”(탈출 2,3) 가슴에 부둥켜안고 있는 동안에도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것이 자녀 아닙니까? 모세의 부모는 버티고 또 버티다가 들통이 나서 가족 전체가 혼쭐이 날까봐 결국 모세를 나일 강에 버리기로(?) 결정합니다.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아픔과 충격을 가슴에 담은 채 말입니다.


엄청난 사건이?


그런데 바로 그즈음 엄청난 일이 벌어집니다. 공주가 미역 감으러 강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마침 파라오의 딸이 목욕하러 강으로 내려왔다. 시녀들은 강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공주가 갈대 사이에 있는 상자를 보고, 여종 하나를 보내어 그것을 가져오게 하였다.”(탈출 2,5) 더더욱 엄청난 일은 아버지 파라오가 죽이라고 한 히브리 남자 아이를 공주가 친히 데려다 기르겠다는 것입니다. “이 아기는 히브리인들의 아이 가운데 하나로구나.”(탈출 2,6) 바로 그때 자신의 동생을 지켜보고 있던 모세의 누이가 공주에게 말합니다. “제가 가서, 공주님 대신 아기에게 젖을 먹일 히브리인 유모를 하나 불러다 드릴까요?”(탈출 2,7) 공주는 쾌히 승낙합니다. “그래, 가거라.”(2,8) 아버지 파라오는 죽이라는데 그 친딸공주가 그를 살려내는 역설적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로써 모세는 당당히 왕궁에 들어가 파라오의 친딸, 공주의 보호 아래서 문무를 겸한 갖가지 교육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2년 10월호,
신교선 가브리엘(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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