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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역대기계 역사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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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4 조회수3,015 추천수1

[성경 속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 역대기계 역사가(歷史家)는?



성서 안에서 같은 인물이 다르게 등장하는 이유는?


성서저자의 역사서술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명기계 (역)사가는 다윗이 밧 세바를 만나 저지른 불륜을 상세히 전해줍니다(2사무 11,2-27; 12,1-15). 아들 압살롬에 얽힌 일과 반란 사건도 섬세하게 전해줍니다(2사무 13,23-37; 15,1-19,9). 또한 솔로몬 임금이 이방인 출신 여인들을 후궁으로 삼은 사건이나 이방인의 잡신을 섬기는 신당을 지은 사건들을 사실 그대로 전해줍니다. 다윗, 솔로몬 임금이 저질렀던 불미스러운 일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대기계 (역)사가는 어떻게 서술합니까?


다윗 - 솔로몬 두 임금을 서술함에 있어 역대기계 사가는 신명기계 사가와는 아주 다른 면을 보입니다. 신명기계 사가가 저술한 다윗과 솔로몬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역대기계 사가는 아예 편집과정에서부터 다 누락시켜버립니다. 그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역대기계 사가는 예루살렘 성전 전승에서 벗어난 북조 이스라엘 임금들의 역사를 아예 지워버립니다(2역대 10,1-36,21).


역대기계 (역)사가는 왜 두 임금의 긍정적 측면만을 전해줍니까?


답은 이렇습니다. 역대기계 사가는 예루살렘 성전 건립과 성전 예배를 통한 하느님 통치 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역대기 상하권의 역사가는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을 바라봅니다. 이와 같이 역대기계 사가는 다윗과 솔로몬을 예루살렘 성전 건립의 최고 적임자요 신정(神政) 정치의 이상적 임금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들 두 임금의 부정적 측면은 조금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역대기계 사가의 또 다른 특징을 꼽는다면?


신명기계 사가가 지녔던 ‘인과응보’의 원리를 역대기계 사가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묘사합니다. 예컨대 열왕기 상하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과응보의 틀이 역대기 하권에 등장합니다. “(이집트 임금 느코가) 요시야에게 사절들을 보내어 말하였다. ‘유다 임금이여... 나는 오늘 그대를 치러 온 것이 아니라, 나와 싸움을 벌이는 왕실을 치러 온 것이오.... 그러니 나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거스르지 마시오...’ 요시야는 하느님의 입에서 나온 느코의 말을 듣지 않고, 그와 싸우려고 므기또 평원으로 진군하였다. 그때에 궁수들이 요시야 임금을 쏘아 맞혔다... 그러나 요시야는 죽고 말았다.”(2역대 35,21-24) 역대기계 사가의 견해에 따르면 요시야 임금이 전사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집트 임금 느코가 비록 적장이라고는 하지만, 그를 통하여 내려주신 하느님 말씀을 요시야가 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역대기계 사가의 특징을 하나 더 꼽으라면?


회개에 따른 용서를 들 수 있습니다. 야훼 하느님을 한 번 배반한 경우 그 죄를 용서받는 이야기를 신명기계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데 역대기계 문헌에는 회개를 통하여 용서 받고 축복을 누리는 임금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님께서 므나쎄와 그의 백성에게 말씀하셨지만, 그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주님께서 그들에게 아시리아 임금 군대의 장수들을 끌어들이시자, 그 장수들은 므나쎄를 갈고리로 잡아서 청동사슬로 묶어 바빌론으로 끌고 갔다. 이렇게 곤경에 빠진 므나쎄는 주 자기 하느님께 자비를 간청하였다. 자기 조상들의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한껏 낮추고 그분께 기도를 드리니, 그분께서는 그의 호소를 받아주시고 그의 간청을 들어주시어, 그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나라를 다스리게 하셨다. 그제서야 므나쎄는 주님께서 하느님이심을 알게 되었다.”(2역대 33,10-13)

불의한 임금 므나쎄가 마음을 비우고 진정으로 참회함으로써 야훼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고 예루살렘 왕궁에 복귀하여 주님을 섬기며 성실히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므나쎄는 주님의 집에서 낯선 신들과 우상을 치우고, 주님의 집이 있는 산과 예루살렘에 자기가 세운 제단들을 모두 성 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러고 나서 주님의 제단을 수리하고 그 위에서 친교 제물과 감사 제물을 바친 다음,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섬기라고 유다 백성에게 분부하였다.”(2역대 33,15-16)


역대기 전체에는 무슨 이야기가 나오는지요?


역대기 상하권의 내용을 흔히 네 단계로 구분합니다. 제1부에는 아담으로부터 사울 임금까지의 족보가 나옵니다(1역대 1-9장). 여기서 역대기계 사가는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인류역사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곧 인류역사는 야훼 하느님께서 예루살렘 성전 제의를 중심으로 이루시는 구원의 역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2부에서는?


사울-다윗-솔로몬 임금으로 이어져오는 통일 이스라엘의 역사이야기입니다(1역대 10장-2역대 9장). 역대기 사가는 사울 임금 이야기는 아주 간단히 소개하고(1역대 10장) 다윗 임금과 솔로몬 임금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길게 전합니다. 여기서도 이들의 전쟁 영웅적 위업이나 정치적 모습 등 세속적 이야기는 부수적으로 소개합니다. 반면 다윗이 계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긴 일, 그의 예루살렘 성전 건립 준비 작업, 성전 예배의 중심부에 속하는 성가대 구성작업 등을 부각시킵니다.


제2부의 또 다른 내용은?


솔로몬 임금 이야기입니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 설계로부터 준공까지 주관하여 봉헌한 인물입니다. 신명기계 문헌에 나오는 왕위를 차지하려는 음모와 그 유명한 솔로몬의 판결 내용까지도(1열왕 3,16-28) 다 생략합니다. 그러고 나서 역대기계 사가는 기브온 산당에서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는 솔로몬 임금 이야기부터 기록합니다(2역대 1,1-12). “그날 밤에 하느님께서 솔로몬에게 나타나시어, ‘내가 너에게 무엇을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솔로몬이 하느님께 대답하였다. ‘.... 이제 저에게 지혜와 지식을 주시어, 이 백성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누가 이렇게 큰 당신의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2역대 1,7-9)


제2부에서 두드러진 내용을 꼽으라면?


솔로몬 임금의 성전봉헌 기도입니다. 신명기계 문헌에는 솔로몬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복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말씀하신 그대로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 안식을 주신 주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1열왕 8,56-61) 그에 반해 역대기계 문헌에는 “주님의 영광이 주님의 집에 가득 찼다/ 머무르다.”는 표현이 연거푸 세 번에 걸쳐서 나옵니다(2역대 7,1-3). 이 같은 표현에서 우리는, 당시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성취될 야훼 하느님 통치에 대한 역대기계 사가의 기대가 얼마나 컸었는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3부의 내용은?


남북 분열 왕국의 역사입니다(2역대 10,1-36,21). 여기서 중요한 바는 이스라엘의 정통성은 북부 이스라엘이 아니라, 남부 유다 왕국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루살렘 성전 제의에서 등을 돌리고 떠나 가버린 북부 이스라엘에는 더 이상 참이스라엘의 연속성이나 정통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역대기계 사가는 하느님 친히 뽑으신 이스라엘의 정통성은 유배 후에 생겨난 사마리아 공동체에도 없으며 오직 예루살렘 공동체 안에만 있음을 선포합니다.


역대기 상하권의 제4부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칙령입니다(2역대 36,22-23). 역대기 상하권의 역사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줄이라면 바로 이 부분이 될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지을 각오로 조국으로 돌아가라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다음 칙령을 전하고자 이 긴 글을 남겼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입니다. “주 하늘의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나라를 나에게 주셨다. 그리고 유다의 예루살렘에 당신을 위한 집을 지을 임무를 나에게 맡기셨다. 나는 너희 가운데 그분 백성에 속한 이들에게.... 그들을 올라가게 하여라.”(2역대 36,22-23)

레지오 단원인 우리는 오늘, 주님께서 계신 성전을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입니까?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12월호, 
신교선 가브리엘(인천교구 작전동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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