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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19: 모세(야훼)와 파라오의 대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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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0-12 조회수3,143 추천수1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19) 모세(야훼)와 파라오의 대결 (1)

 

 

모세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가 야훼 하느님을 등에 업고 이집트 임금 파라오와 겨루는 길고도 외로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탈출 5-11장).

 

그렇다면 모세가 상대하는 파라오는 누구인가?

 

파라오는 자신밖에 모르는 이집트 임금이다. 모세와 아론이 하느님 말씀에 따라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어 광야에서 그분을 위하여 축제를 열게 해달라’고 청한다. 파라오는 거절한다.

 

“그 주님(야훼)이 누구이기에 그의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내보내라는 것이냐? 나는 그 주님(야훼)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이스라엘을 내보내지도 않겠다”(5,2).

 

무엇보다도 파라오가 야훼 하느님이 누구신지 몰랐다는 사실이 탈출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실 파라오를 비롯해서 그의 신하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야훼가 누구신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까지 이집트 파라오뿐 아니라 다른 나라 임금들도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잡신을 섬겼을 뿐이다. 그런 그들이 야훼 하느님을 알 턱이 없다.

 

일찍이 그러한 잡신들을 일컬어 시편저자는 다음과 같이 비웃었다. “저들의 우상들은 은과 금, 사람 손의 작품이라네.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코가 있어도 맡지 못하네”(시편 115,4-6 참조: 시편 135,16).

 

사도 바오로는 아레오파고스에서 잡신공경 곧 우상숭배에 빠져있던 그리스인들에게 말했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모든 면에서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사도 17,22-25).

 

야훼는 파라오가 섬기는 태양신과 어떻게 달랐을까? 태양신이 이집트인들에게는 무섭고 위력적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억압받아 신음하는 히브리민족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잡신에 불과했다. 시편에서 선포하듯 이집트 태양신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 약자를 도무지 돌볼 줄 모르는 우상일 뿐이다. 그에 비해 야훼는 핍박받고 소외된 계층 곧 약자 편에 서는 신이다. 야훼는 지배자가 아니라 피지배자의 하느님으로서 “이집트인들이 종으로 부리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신음 소리를 듣고” 그분 계약을 기억하시는 분이다(탈출 6,5).

 

모세를 부르신 야훼의 뜻은 분명하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여라. ‘나는 주님이다. 나는 이집트의 강제 노동에서 너희를 빼내고, 그 종살이에서 너희를 구해내겠다. 팔을 뻗어 큰 심판을 내려서 너희를 구원하겠다”(6,6).

 

싸움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모세(야훼)와 파라오의 싸움은 곧바로 결판나지 않는다. 아홉 번에 걸쳐 이집트에 재앙이 내린다. <물이 피가 되는 재앙 - 개구리 소동 - 모기 소동 - 등에 소동 - 가축병 - 종기 - 우박 - 메뚜기 소동 - 어둠.> 아홉 번에 걸친 재앙에도 불구하고 파라오는 히브리민족을 해방시켜주지 않는다. 거듭되는 재앙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파라오의 마음이 더욱 완고하게 되었다고 탈출기 저자는 전해준다.

 

“파라오는 마음이 완고해져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7,22).

 

“주님(야훼)께서는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므로, 그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9,12 10,20.27).

 

그렇다면 파라오는 어찌하여 그렇게 고집을 부리며 점점 더 완고해지는 걸까?

 

* 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12일, 신교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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