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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구약 여행2: 구약 시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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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10 조회수7,252 추천수1

[안소근 수녀와 떠나는 구약 여행] (2) 구약 시대의 역사


이스라엘의 시련은 하느님을 알아가는 과정



오늘은 나무가 아닌 숲만을 보는 날입니다. 두 주에 나누면 앞부분을 잊어버리실까봐, 무리가 가더라도 한 회에 끝내겠습니다. 앞으로 천천히 살펴보게 될 구약 시대 전체의 역사를 한번 맛보기로 훑어 놓으려는 것입니다. 앞으로 천천히, 자세히 다시 다룰 것이므로 이번에는 흐름만 보시면 됩니다.

창세기의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확인할 내용들이 아닙니다. 그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기원전 2000년대에 떠돌이 유목 생활을 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그려진 성조 시대의 모습은 대략 기원전 1800년 정도의 생활상에 해당하는 듯합니다.

역사적으로 연대를 따질 수 있는 것은 이집트 탈출에서부터입니다. 물론 이것도 정확하게는 나오지 않지만, 기원전 1200년대에 모세의 인도로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을 것입니다. 모든 이스라엘인이 이집트에서부터 올라온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되지만 이 사건은 하나의 민족으로서 이스라엘이 형성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탈출기에서는 야훼와 이스라엘 사이의 특별한 관계가 맺어진 것도 이 때부터라고 전해 줍니다.

그러나 모세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시기로 약속한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요르단 강 동쪽에서 세상을 떠납니다.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요르단을 건너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땅으로 들어가, 그 땅을 정복하고 열두 지파에게 분배합니다.

여호수아가 세상을 떠난 때부터 왕정이 설립되던 때까지의 판관 시대는(기원전 1200~1030년쯤), 왕정으로 넘어가기 이전의 과도기였습니다. 이때의 이스라엘은 열두 지파로 나뉘어 있어서, 아주 견고한 통일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판관은 일시적인 지도자로서, 세습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판관기는 이민족들의 침입을 받을 때마다 하느님께서 판관을 일으키시어 이스라엘을 구해 주셨다고 전하지만, 필리스티아와 같이 계속 이스라엘을 침범하는 세력들에 맞서기 위해서 백성은 다른 민족들과 같은 왕정을 요구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왕정은 찬반 논란이 그치지 않은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상황에서 왕정을 세우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처음에는 벤야민 지파의 사울이 임금으로 뽑힙니다. 하지만 그의 왕국은 오래 계속되지 못하고, 기원전 1010년쯤 유다 지파의 다윗이 왕위에 올라 온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통일 왕국을 이루고 수도도 예루살렘으로 정합니다. 이어서 970년쯤에는 그의 아들 솔로몬이 임금이 되어, 왕국이 크게 번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외적으로 번성했던 그 왕국은 분열의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었고, 그가 세상을 떠난 다음 933년에는 왕국이 둘로 분열됩니다. 솔로몬의 신하였던 예로보암이 반란을 일으켜 북왕국 이스라엘을 세우고, 솔로몬의 아들 르하브암은 남왕국 유다만을 다스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후로 남왕국 유다에서는 왕국이 멸망할 때까지 다윗 왕조가 이어졌지만, 반란으로 시작한 북왕국 이스라엘에서는 여러 차례 반란이 거듭되고 왕조가 바뀌었습니다.

이제부터가 이스라엘 역사를 공부하실 때 복잡한 부분입니다. 도표를 보시기 바랍니다. 왕정이 설립된 이후 이스라엘의 역사는 온통 외세에 시달려온 역사였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역사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기원전 8세기 이래 메소포타미아와 팔레스티나 지역을 지배했던 큰 세력이 누구인지를 파악하시면 됩니다. 기원전 8세기에는 아시리아가 패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아시리아가 기원전 722년에 북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켰습니다. 아시리아의 뒤를 이어 큰 세력이 되었던 것은 바빌론이었습니다. 기원전 587년에는 바빌론이 남왕국 유다를 멸망시켰습니다. 다윗 왕조가 무너지고 예루살렘 성전도 불에 탔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뒤흔드는 최대의 사건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바빌론으로 유배를 갔습니다. 그 후 페르시아가 바빌론을 무너뜨리자,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는 바빌론에 끌려와 있던 유다인들을 팔레스티나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유배에서 돌아온 시기의 중요한 인물은 에즈라와 느헤미야였습니다. 그들의 활동에 힘입어 성전이 재건되었고, 이스라엘은 미약하나마 그 성전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를 형성하였습니다.

기원전 333년에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제가 즉위하여 짧은 시간에 페르시아도 꺾고 광대한 제국을 이룩하였습니다. 그의 후계자들 사이에서 제국의 영토를 나누어 지배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기원전 160년대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헬레니즘 문화를 강요하던 이들은 유다교를 금지시켰고, 이에 저항하여 일어난 마카베오 형제들은 일시적으로나마 독립을 쟁취하고 하스몬 왕조를 세웁니다. 그러나 이 하스몬 왕조의 내분으로 기원전 63년에 로마군을 끌어들이게 되어 결국은 다시 외세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기원후 66년에는 독립을 위한 항쟁이 일어났지만 로마군에 진압되고, 기원후 70년에는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전이 파괴됩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최소한으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성경의 하느님은 전쟁 한번 겪지 않은 평화와 번영의 역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렇게 끊임없이 죽음을 체험한 역사 안에서 생명을 주시는 당신을 알게 하십니다. 이 역사의 모든 순간은 하느님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님, 당신 백성에 대한 호의로 저를 기억하소서”(시편 106,4).

[평화신문, 2014년 12월 7일, 안소근 수녀(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 대전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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