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27: 여호수아가 외치는 바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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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12-10 | 조회수2,970 | 추천수1 | |
성경 속 나는 누구인가 (27) 여호수아가 외치는 바는?
하느님께서는 일찍이 아브람에게 약속하셨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 줄 땅으로 가거라”(창세 12,1). 가나안 땅 정복을 마치고 그 땅을 분배한 다음, 여호수아는 주님 약속의 성취를 다음과 같이 선포한다. “이리하여 주님께서 이스라엘 집안에 하신 그 모든 좋은 말씀이,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이루어졌다”(여호 21,45).
여호수아는 영원하신 분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이 성취되었음을 선포하는 가운데 그분 말씀이 힘차게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여호수아기에 따를 때 가나안 땅 정복은 하느님 친히 이루신 ‘야훼의 업적’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가나안 땅의 정복(1-12장)과 그 땅의 분배 이야기다(13-21장). 맨 끝에는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의 유언(23장)에 이어 머리말(1장)에 걸맞은 맺음말(24장)이 나온다.
여호수아기 머리말과 맺음말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다음 구절들이 답을 준다.
“이 율법서의 말씀이 네 입에서 떠나지 않도록 그것을 밤낮으로 되뇌어, 거기에 쓰인 것을 모두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그러면 네 길이 번창하고 네가 성공할 것이다”(1,8).
“그러니 이제 너희는 주님을 경외하며 그분을 온전하고 진실하게 섬겨라. 그리고 너희 조상이 강 건너편과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주님을 섬겨라”(24,14).
여호수아기가 요청하는 삶은 무엇인가? 위 두 구절에서 보듯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평화와 번영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려면 그분 말씀(그분의 법)을 듣고 온 힘을 다해 지키는 가운데 그분을 경외해야 한다. 여호수아는 스켐 집회에서 백성에게 행복의 길을 선택하도록 권한다. “그러니 이제 너희는 주님을 경외하며 그분을 온전하고 진실하게 섬겨라. 그리고 너희 조상이 강 건너편과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주님을 섬겨라…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24,14-15).
잡신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야훼를 택할 것인가? 이스라엘 백성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그때 백성은 여호수아에게 한목소리로 응답한다.
“우리는 주 우리 하느님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을 듣겠습니다”(24,24).
여호수아는 이렇게 스켐 집회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분만을 섬기겠다는 계약’을 맺는다.
우리는 어느 편을 선택하겠는가?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결단을 요청하신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가나안 땅을 눈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이 ‘그곳 바알신이냐, 아니면 야훼 하느님이냐’를 선택해야 했다면 오늘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예수님 물음에서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택하든가 아니면 세속을 택해야 할 기로에 놓여있지 않은가?
지난 10월 4일 저녁 여의도에서 불꽃놀이가 있었다. 한낮부터 입장하는 이들을 비롯하여 4시경에 벌써 15만여 명이 입장했다는 보도를 듣고 놀랐다. 시작할 즈음에는 수십만 인파가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즈음 주일미사 강론 때 빈자리를 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앞으로 미사 전례에 불꽃놀이를 도입하여 신자분들이 몰려오도록 해 볼까?)
물론 보는 것도 즐기는 것도 모두 각자에게 맡겨진 자유 권한이다. 그러나 그 효과가 그렇게 엄청날지 의문이다. 보는 것도 중요할 경우가 있지만 적잖은 경우 듣는 것이 더욱 절실하고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날이 갈수록 듣고 실천하기보다 보고 즐기는 데 그치는 문화로 치닫는 듯 보여 안타깝다. 여호수아는 오늘 우리에게 주님 말씀을 귀담아듣고 따르라고 외치고 있다.
* 신교선 신부는 1979년 사제수품 후, 스위스 루체른 대학교에서 성서주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원과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와 신앙교리위원회 위원, 인천 작전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2월 7일, 신교선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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