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경산책: 야고보 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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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4-12-10 | 조회수3,143 | 추천수2 | |
[성경산책 신약] 야고보 서간 자기의 그 실행으로 행복해질 것입니다
야고보 서간은 바오로 서간과 다른 관점을 드러냅니다. 이 편지가 이방인이 아닌 유다인의 입장을 대변하기에 그렇습니다. 이는 편지의 수신인을 ‘세상에 흩어져 사는 열두 지파’(야고 1,1)라고 표현한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새 이스라엘로 여긴 유다인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가지면서도 모세의 율법과 전통을 따라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야고보 서간이 믿음은 실천, 곧 좋은 행동으로 드러난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은 말이 아니라 훌륭한 삶, 선한 삶을 통해 표현된다는 것입니다.(야고 1,19-27; 2,14-26)
야고보 사도가 말씀의 실행을 말할 때 할례나 음식 규정처럼 예배와 관련된 측면보다는 윤리적 측면이 중심이 됩니다. 가령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라는 계명이 핵심 계명으로 작용합니다.(야고 2,8; 레위 19,18 참조)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은 바로 우리 안에 ‘심어진 말씀’을 실천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야고 1,19-27) 야고보서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구절인 2,14-16 곧 사람은 믿음만으로가 아니라 실천으로 의롭게 된다는 말씀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천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며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바오로 사도의 말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듯합니다. 그러나 야고보 사도가 말하는 믿음과 실천은 바오로 사도의 것과 다르게 쓰인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바오로는 할례 규정과 같은 율법의 준수와 상관없이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사람을 의롭게 한다고 말합니다. 야고보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사람을 의롭게 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다만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사랑의 계명이 요구하는 좋은 행업을 실천할 때라야 의로워진다고 합니다. 말뿐인 믿음이 아니라 실천이 동반된 믿음,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가난한 이들에게 옷과 음식을 주는 믿음이라야 사람을 의롭게 한다는 것입니다.(야고 1,27)
실천을 강조하는 야고보서는 믿음의 대상인 예수님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적게 이야기하며, 그분의 삶이나 죽음과 부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구원이 성취되었음을 강조하기보다는 인간의 책임과 의지를 부각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영광을 받으셨으며(야고 2,1), 머지않은 미래에 심판자로서 다시 오실 것을 믿기 때문이기도 합니다.(야고 5,7-9) 그리고 그때까지 인내하며 실천하는 삶을 살라는 것이 야고보 서간의 핵심입니다. 실천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말합니다. “완전한 법 곧 자유의 법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머물면, 듣고서 잊어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에 옮겨 실행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한 사람은 자기의 그 실행으로 행복해질 것입니다.”(야고 1,25)
[2014년 12월 7일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생명수호주일) 서울주보 4면, 송혜경 박사(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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