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이스라엘 이야기: 환희의 신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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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5-01-05 | 조회수2,929 | 추천수1 | |
[이스라엘 이야기] 환희의 신비 구세주 탄생의 ‘환희’ 가장 먼저 체험한 마리아 - 예루살렘 성 안나 성당에 소재한 어린 시절의 마리아와 안나 성녀상. 올 한해 동안 필자는 ‘이스라엘 이야기’를 진행하며, 마음 한켠에 쌓인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려 한다. 그 가운데, 성탄 전야 베들레헴 야외에서 보낸 하룻밤은 지금도 날카로운 추위의 고통으로 짜릿하게 남아 있다. 이스라엘의 여름은 건조하고 뜨거우나, 우기로 접어드는 겨울에는 한기가 뼛 속까지 스민다. 여름이라 해도 광야가 많은 이스라엘은, 밤이 되면 온도가 서늘하게 떨어진다. 우리는 이스라엘을 막연하게 더운 나라라고만 생각하지만, 그곳에서의 삶은 예전의 고정 관념들을 많이 깨뜨려주었다. 차디 찬 베들레헴의 밤, 방을 못 구해 마구간으로 옮겨야 했던 산모의 안타까운 모습은(루카 2,7) 따스함이 지독히도 그리웠던 당시의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성경에서 성모님에 대해 읽다 보면,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잉태하고도 환희에 젖어 하느님을 찬송할 수 있었던 용기가, 그 참된 기쁨이(루카 1,46-55) 가장 감동스럽다. 2000년 전이 어떤 시대였는가? 여자는 재산으로 여겨지던 가부장적 사회였으며, 처녀가 임신한 경우에는 돌팔매로 사형당해 마땅한 시절이었다(신명 22,21.24 참조).
우리가 성모님에 대해 알고 있는 많은 부분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요아킴’이고 어머니는 ‘안나’였다는 전승도 바로 야고보 원복음에서 나온 것이다. 야고보 원복음에 따르면, 요아킴과 안나는 매우 신심이 깊은 부부였으나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다고 한다. 자손 없음에 마음 아파하던 요아킴은 광야에 천막을 치고,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고 기도했다. 마치 예수님이 광야에서 사십 일간 단식 묵상하셨던 것처럼(마태 4,1-11). 마침내 주님의 천사가 요아킴과 안나에게 잉태 소식을 알리며 온 세상이 그 자손, 곧 ‘마리아’에 대해 말하게 될 것이라 전해주었다. 요아킴이 기도한 광야는 예루살렘에 인접한 ‘유다 광야’로 추정되며, 그곳에는 현재 ‘코지바의 성모님’이라는 정교회 수도원이 봉헌되어 있다. 이 수도원은 ‘테오토코스’, 곧 ‘하느님의 어머니’를 점지 받게 된 수태고지를 기념한다.
냄새나는 마구간에서 아이를 낳으면서도 그 신세에 절망하지 않았던 어린 산모. 구세주 탄생의 기쁨을 기념하는 이 시즌에 그 환희를 가장 먼저 맛보았던 성모님의 탄생 스토리도 같이 묵상해 본다. 야고보 원복음의 이야기들은 전승일 따름이겠지만, ‘그 부모에 그 딸’이라는 핵심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았음을 온몸으로 확신하며 느낀 이 환희는, 어린 산모가 성자의 어머니로서 장차 견뎌야 했을 인고의 세월을 극복하도록 힘을 주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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