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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성경의 세계: 히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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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17 조회수3,153 추천수1

[성경의 세계] 히브리어

 

 

구약성경은 이스라엘 민족의 경전이다. 경전을 기록한 글자는 고대 히브리어다. 자음만 있고 모음이 없다. 하지만 현대 히브리어는 모음이 있다. 후대에 만든 것이다. 오랜 유랑생활로 읽는 법을 잊었기에 통일된 발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기원전 6세기 바빌론 포로를 시작으로 떠도는 민족이 된다. 그러다 보니 외국말에 익숙해졌고 태어나는 세대에겐 모국어가 되었다. 히브리말은 경전과 예절 속 용어로만 남았던 것이다. 

 

구약의 야훼를 로마자로 옮기면 YHWH다. 네 글자 모두 자음이다. 발음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버린다. 오랫동안 YHWH 네 글자를 읽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7-11세기 사이에 모음부호가 만들어진다. 히브리어를 보면 아래위 작은 점들이 있는데 모음 표시다. 모음부호를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야훼(Yahweh)가 되고 여호와(Jehovah)가 된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 야훼가 전통 발음으로 드러났다. 로마자의 자음과 모음구성은 한글과 다르다. 우리글은 자음과 모음이 분명하지만 로마자는 모음처럼 소리 나도 자음으로 분류된 경우가 있다. Y가 그렇다. I(이) 소리가 나기에 모음처럼 보이지만 자음으로 분류된다. 

 

히브리어는 아브라함이 고향 ‘우르’에서 사용했던 말이다. 우르는 유프라테스 강 하류에 있던 도시국가다. 히브리어 출발은 메소포타미아 언어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아브라함은 가나안에 정착했고 후손들은 이집트에서도 살았다. 히브리어는 주변 문화의 영향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된 언어다. 독보적 언어는 아닌 것이다. 현대 언어는 넷으로 분류된다. 인도-유럽어족, 셈-햄어족, 중국-티베트어족, 우랄-알타이어족이다. 히브리어와 아랍어는 셈어족에 속하며 글자도 비슷하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스타일도 같다. 종교 역시 유일신을 섬기며 율법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유다교의 주님이 야훼라면 이슬람교 주님은 알라다. 어원이 같기에 발음도 비슷한 것이다. 조상 역시 같은 아브라함이다. 그와 하가르가 낳은 이스마엘은 이슬람의 선조며 아브라함과 사라가 낳은 이사악은 유다교의 선조다. 

 

히브리란 말은 건너간다는 동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브리어로 ‘건너다’는 에베르(eber)인데 여기서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아브라함 일족이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왔기에 이런 명칭이 생겼다고 한다. 가나안에 정착하자 인근 부족이 히브리인이라 불렀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가 끝난 뒤에는 히브리인 대신 유다인이라 불렸다. 우리말로는 유대인 또는 유태인(猶太人)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2015년 3월 15일 사순 제4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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