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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공동체와 함께 읽는 성경: 대안적 공동체와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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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6 조회수3,273 추천수1

[공동체와 함께 읽는 성경] 대안적 공동체와 성경



1. 대안적 공동체인 이스라엘

-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이집트 탈출(Exodus)이다.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사건은 이스라엘에게 원초적인 구원 체험이었다. 이집트 탈출은 시나이 산에서의 계약, 광야에서의 생활, 그리고 약속의 땅으로 연결된다.

- 해방된 이스라엘은 시나이 산 계약을 통해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소명, 즉 대안적 공동체(alternative community)를 형성하도록 초대받았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율법은 대안적인 사회적 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데, 그 목적은 정의와 평화의 실현이다. 이스라엘은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올바른 관계인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도록 초대받았다.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광야에서 생활하였다. 이스라엘에게 이 광야 여정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의 과정이었다. 이스라엘은 억압과 착취에서 해방되고 약속의 땅을 선물로 받았는데, 이것은 해방된 백성으로서 다른 생활 방식, 즉 대안적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2. 대안적 공동체와 구약 성경

- 이집트 탈출, 시나이 산 계약, 광야 여정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중심이 되는 사건이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과거의 구원 사건들을 기억하고, 그것의 현재적 의미를 찾으며, 그것에 근거하여 미래를 전망하였다. 이러한 기억, 현재화, 전망은 이스라엘이 매년 거행하는 축제 안에서 구체화되었다. 이집트 탈출 사건의 파스카 축제, 시나이 산 계약 사건의 주간절 축제, 광야 여정 사건의 초막절 축제는 이스라엘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3대 축제였다.

-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되고 대안적 공동체의 실현에로 초대된 이스라엘은 과거의 구원 사건을 기억하고 전승하였다. 그 구원 사건의 현재적 의미를 해석하여 대안적 공동체의 현재를 비판하고 반성하는 거울로 삼았다. 그리고 구원과 해방 체험의 기억과 해석은 미래를 위한 전망을 제시하였다. 이렇게 대안적 공동체인 이스라엘 안에서는 구원과 해방 사건에 대한 기억과 전승, 해석의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구두 전승의 형태를 띠었는데, 점차적으로 쓰여진 문서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구약 성경의 모습을 완성하게 되었다.

- 이와 같이 구약 성경은 대안적 공동체인 이스라엘의 구원과 해방 사건에 대한 기억과 그것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찾는 해석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즉, 구약 성경의 전승과 편집은 대안적 공동체로서의 하느님 백성 안에서 이루어졌다.


3. 예수님과 하느님 나라 운동

- 역사의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가르쳤고 그것의 실현을 위하여 실천하였다. 즉 예수님의 일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운동이었다. 예수님이 시작하신 하느님 나라 운동은 이스라엘을 다시 새롭게 하기(renewal)였고, 새로운 공동체 운동이었다. 이 대안적 공동체는 예수님의 정신과 가치가 실현되는 자리였다. 그리고 이 공동체는 올바른 관계, 즉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자리였다. 따라서 예수님이 시작하신 대안적 공동체 운동은 다름 아닌 올바른 관계의 회복 운동이었다. 이와 같이 예수님이 시작하신 하느님 나라 운동은 하나의 사회적 실재(social reality)로서, 기존의 질서와 가치에 도전하고 비판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하나의 대안(alternative)으로 제시하고 실천하였다.


4. 대안적 공동체와 신약 성경

- 그리스도 신앙은 예수님을 뒤따르는 것이다. 즉 예수님의 대안적 공동체 운동인 하느님 나라 운동의 가치와 비전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그리스도교 신앙은 역사의 예수님과 신앙의 그리스도 사이의 연속성(continuity)을 발견한다. 우리는 역사의 예수님이 믿고 선포하고 실천한 것과, 그분의 부활 이후 초대 공동체가 믿고 선포하고 실천한 것 사이에서 연속성을 발견한다.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는 역사적 예수님을 기억하고 그분의 생각과 가치를 다시 새롭게 실천하려 노력하였다. 즉 초대 교회는 예수님과 그분에게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고, 그분이 시작하신 하느님 나라 운동에 투신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역사적 예수님과 그리스도 공동체 사이의 연속성을 발견한다. 초대 공동체는 새로운 하느님 백성으로서, 예수님이 시작하신 하느님 나라 운동, 즉 대안적 질서와 가치가 실현되는 새로운 공동체 운동을 계속 이어 실천하였다.

- 초대 교회는 예수님 사건을 기억하고 전승하였고, 그 사건의 현재적 의미를 해석하여 대안적 공동체의 현재를 비판하고 반성하는 거울로 삼았다. 그리고 예수님 사건의 기억과 해석은 미래를 위한 전망을 제시하였다. 이렇게 대안적 공동체인 초대 교회 안에서는 구원과 해방 사건에 대한 기억과 전승, 해석의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신약 성경의 모습을 완성하게 되었다.

- 이와 같이 신약 성경은 대안적 공동체인 초대 교회의 구원과 해방 사건에 대한 기억과 그것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찾는 해석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즉 신약 성경의 전승과 편집은 대안적 공동체로서의 하느님 백성 안에서 이루어졌다.


5. 대안적 공동체의 성경 읽기

- 성경은 대안적 공동체로서의 하느님 백성 안에서 전승되고 형성되었다. 그리고 성경은 공동체를 건설하고 양성하며 성장시키는 말씀이다. 따라서 우리의 성경 읽기는 개인의 일일뿐 아니라 공동체의 일이다.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공동체와 함께 성경을 읽는다. 우리의 성경 읽기는 대안적 공동체로의 초대이다. 즉 우리는 성경 읽기를 통해 예수님의 새로운 질서와 가치가 살아있고 실현되는 대안적 공동체를 건설하고 형성하는 일로 초대받는다.

* 송창현(미카엘) 신부는 1991년에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 학위(S.S.D.)를 취득하였고, 현재 대구 가톨릭 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외침, 2015년 2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글 송창현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성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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