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리] 이스라엘 이야기: 카르멜 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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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5-07-07 | 조회수4,089 | 추천수1 | |
[이스라엘 이야기] 카르멜 산 바알신 맞서 참 하느님 증명한 엘리야상(像) 우뚝
- 카르멜 산 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엘리야는 기원전 9세기에 북왕국 이스라엘에서 활동했다. 당시 재위한 임금은 아합이다. 아합은 종교적으로 혹평을 받지만, 정치적으로는 유능한 실력자였다. 그는 이스라엘 북쪽에 있는 페니키아와 관계를 증진하려고, 시돈의 공주 이제벨과 정략 결혼한다(1열왕 16,31). 그때 이제벨이 섬기던 바알과 아세라가 정식으로 북왕국에 들어오게 된다. 물론 바알 숭배가 그때 싹텄다는 말은 아니다. 그전부터, 가나안의 잔재라 해야 할까? 억제돼 있었으나 암암리에 존재했다. 놀랍게도, 이스라엘의 첫 임금 사울의 아들 또한 ‘바알의 사람’이라는 뜻의 ‘에스바알’이었다(1역대 8,33). 그러니 이제벨의 등장에 바알 신앙의 물꼬가 터진 것이다. 아합은 아내의 영향으로 야훼 신앙에 소홀해졌으나(1열왕 16,31-33), 완전히 버린 것 같지는 않다. 아합의 아들 이름이 각각 아하즈야(1열왕 22,52)와 요람(2열왕 3,1)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들은 ‘야훼께서 붙잡으시다’, ‘야훼께서 들어 높이시다’라는 의미를 띤다. 곧, 아합은 한 종교를 택하기보다, 페니키아와 이스라엘의 종교를 결합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이스라엘은 탈출기의 기적을 경험하고도, 바알과 아세라에게 그토록 유혹을 받았나? 이유는 간단하다. 물 귀한 이스라엘에게 비의 신 바알과 풍요의 여신 아세라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다다익선이라고, 하느님뿐 아니라 이 신들도 조금씩 섬겨 주면 힘이 갑절이 되리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엘리야는 이런 줏대 없는 태도에 반기를 들고,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친 채 절뚝거릴 작정입니까?’ 하며 백성을 꾸짖는다(1열왕 18,21). 성경은, 그가 카르멜 산으로 바알 예언자 450명을 불러 모았다고 전한다. 그런 다음 각자 제단을 쌓고 제물을 올린 뒤, 불로 응답하시는 참하느님이 누구신지 내기를 걸었다고 한다. 바알 예언자들이 먼저 황홀경에 빠져 피까지 내면서 신을 부르지만, 응답이 없었다(1열왕 18,28-29). 그러자 엘리야는 12개 돌로 옛 제단을 복구하고, 그 위에 제물을 올렸다. 제단에는 4차례씩 3번 물을 갖다 부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심한 가뭄을 겪고 있었기에(1열왕 18,2), 제단에 부은 물은 그야말로 피와 같은 것이었다. 곧, 이 상징 행위를 통해, 비를 관장하는 신은 바알이 아니라 천지를 창조하신 야훼 하느님임을 증명하려 했다. 그때 주님의 불길이 내려와, 번제물과 장작을 삼키고 물까지 핥아 버렸다고 한다. 참하느님이 증명되고 난 뒤에는 북왕국을 짓누르던 오랜 가뭄도 해소된다(1열왕 18,4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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