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성경의 세계: 묵시록 일곱 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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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5-09-21 | 조회수5,090 | 추천수1 | |
[성경의 세계] 묵시록 일곱 교회 (1)
요한 묵시록은 도미티아누스 황제 때 쓰였다. 황제는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티투스 장군의 동생이다.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기원후 81년 서른 살의 나이로 제위에 올랐다. 10년 후 도미티아누스 황제는 자신을 주인이며 신(Dominus et Deus)으로 부르게 했다. 숭배를 강요한 것이다. 유다인과 그리스도교인이 반발하자 박해를 가했다. 네로에 이은 두 번째 박해였다. 그때까지 생존해 있던 사도 요한은 파트모스 섬으로 귀양 가야했다(묵시 1,9). 이런 상황에서 묵시록 저자는 소아시아(터키)에 있던 일곱 교회에 편지를 보낸다. 신앙을 굳게 하라는 당부였다. 일곱은 소아시아 교회만 가리키는 건 아니다. 세상 교회 전체를 가리킨다. 7은 전부를 뜻하는 숫자(묵시 4,5)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일곱 교회가 있던 도시는 다음과 같다. 에페소 · 스미르나 · 페르가몬 · 티아티라 · 사르디스 · 필라델피아 · 라오디케이아.
에페소는 바오로 시대만 해도 번창한 항구였다. 7세기 아랍인들이 차지하자 항구는 폐쇄되고 유입되는 토사로 내륙이 되었다. 그러면서 계속되는 지진으로 땅속에 묻혔다가 근대의 발굴로 빛을 본 도시다. 아무튼 박해를 견디어낸 에페소 교회는 소아시아 기독교의 중심이 된다. 431년 공의회가 열렸을 땐 200명 넘는 주교들이 모였다. 그만큼 번창한 교회였다. 에페소 공의회는 역사상 세 번째다. 첫 공의회는 325년 니케아 공의회로 아리우스파를 단죄했다. 두 번째는 381년 열린 1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다. 성령의 신성을 공인한 공의회였다.
스미르나는 오늘날의 터키 이즈미르(Izmir) 항구다. 고대에는 그리스 식민도시였고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무역항으로 발전했다. 현재 터키에서 세 번째 큰 도시로 옛날부터 유다인이 많았다. 묵시록은 스미르나 교회가 유다인에게 박해받을 것을 예언했다(묵시 2,9). 로마박해 이전부터 그들의 박해를 받았던 것이다. 묵시록 일곱 교회 중 유일하게 교회 건물이 남아 있다. 황제숭배를 거부했던 폴리카르포 주교를 기념해 17세기에 세운 성당이다. 현재 이즈미르교구의 주교좌성당이기도 하다. 그는 요한의 제자로 사도들과 연관을 가졌던 마지막 인물이다.
중세 십자군 전쟁이 끝난 뒤 요한 기사단은 로도스 섬과 스미르나에 남는다. 이후 이들은 로도스 기사단이라 불린다. 스미르나를 지배한 마지막 기독교 세력이다. 1402년 티무르 제국은 스미르나를 빼앗고 기사단을 로도스 섬에 몰아넣었다. 1522년 오스만 제국이 로도스 섬을 함락시키자 기사단은 몰타로 이주했다. 이때부터 몰타 기사단이라 불리었다. [2015년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성경의 세계] 묵시록 일곱 교회 (2)
묵시록 일곱 교회 중 세 번째는 페르가몬(Pergamon) 교회다. 항구도시 이즈미르(Izmir)북쪽 80km 지점에 있다. 오늘날 지명은 베르가마(Bergama)로 페르가몬 왕국시대 유적이 발굴되어 있다. 기원전 323년 알렉산드로스가 죽은 뒤 측근이었던 리시마코스(Lysimachos) 장군이 이 지역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왕국을 세웠던 것이다. 페르가몬은 높은 곳이란 뜻이다. 해발 300m 고지에 위치했기에 이렇게 불리었다. 군인이었던 리시마코스는 페르가몬이 천연 요새임을 알고 정상에 성채를 세우며 도시를 만들었다.
그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으로부터 자신 몫으로 받은 9,000 탤런트 금화를 이곳에 숨긴다. 그가 죽은 뒤 이 보물은 페르가몬 왕국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이곳엔 거대한 의료시설이 있어 세계 최초로 정신 치료를 했다고 한다. 아스클레니온(Asklepieon)이라 불린 종합병원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이름을 딴 의료시설이었다. 발굴과정에서 발견된 비문에는 당시 치료법이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 도서관엔 20만권의 장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아시아에서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기원전 133년 마지막 왕이 죽으면서 왕국을 로마에 헌납했고 이로서 화려했던 문화는 보존될 수 있었다. 이후 로마는 페르가몬을 아시아 속주 수도로 삼았다. 그러나 훗날 에페소가 커지면서 수도는 옮겨지게 된다. 로마 몰락 후 비잔틴 제국 통치하에 있었고 8세기 아랍의 침입으로 쇠퇴했고 잦은 지진으로 땅속에 묻힌 도시가 되었다. 1878년 이 지역에 철도공사를 하면서 땅속의 화려한 유적은 발견되었다. 독일 토목기사 칼 휴만(Karl Human)의 업적이었다. 발굴 초기 많은 유물은 독일로 옮겨졌고 그곳의 ‘페르가몬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현재 이곳은 인구 5만의 작은 도시다.
티아티라(Thyatira)의 현재 지명은 아키사르(Akhisar)다. 페르가몬에서 85km 떨어진 내륙에 있다.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에 필리피 교회를 세웠을 때 맨 먼저 입교한 분이 티아티라 출신 리디아였다. 자색 옷감을 취급하던 거상으로 이후 바오로의 선교여행에 계속해서 경제적 지원을 했던 분이다. 기원전 680년경 리디아인들이 티아티라 지역에 리디아 왕국을 건설했고 이후 페르가몬 땅이 되기도 했다. 묵시록 일곱 교회에 등장할 만큼 두 도시엔 그리스도교인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과거의 화려함은 땅속에 묻힌 것이다. [2015년 9월 27일 한가위(연중 제26주일) ·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성경의 세계] 묵시록 일곱 교회 (3)
사르디스(Sardis)는 고대 리디아 왕국 수도였다. 리디아인은 상업에 능했고 경제적으로 뛰어났으며 최초로 주화인 금화를 만든 이들이다. 장소는 사르디스였다. 이곳에서 금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늘날 지명은 사르트(Sart)로 티아티라 남쪽 70km 지점에 있다. 사르디스 교회는 1세기 중반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4세기 그리스도교가 공인되자 아르테미스 신전을 교회로 사용할 만큼 신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점점 줄어 나중엔 신전 뒤편에 작은 교회를 지었다.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다. 묵시록은 살아있지만 죽은 교회라 꾸짖었다(묵시 3,1).
아르테미스 신전은 2137m의 트몰루스(Tmolus)산 아래 있다. 터키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한 신전이라 한다. 아르테미스(Artem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과 사냥의 여신이다. 로마 신화에서 디아나(Diana)라 했다. 숲에서 사냥하는 처녀 모습을 하고 있다. 희랍인은 아르테미스를 풍요의 신으로 숭배했고 많은 곳에 신전을 지었다. 사르디스 신전은 알렉산드로스 지시로 건설되었으며 폭 50m 길이 90m 돌기둥 78개의 웅장한 규모였다고 한다.
필라델피아(Philadelphia)의 현 지명은 알라쉐히르(Alasehir)다. 사르디스에서 동남쪽 45km 지점에 있다. 묵시록 일곱 교회 중 칭찬받는 교회였다. 오랫동안 신앙에 충실했던 것이다. 14세기 인근 도시는 모두 아랍세력에 넘어가지만 필라델피아는 버티어낸다. 그만큼 일치된 도시였다. 그러나 1379년 동로마는 정치적 거래를 통해 오스만 제국에 넘기고 만다. 필라델피아는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 왕이었던 아탈루스(Attalus)가 만들었고 이름도 그가 지었다. 필라델피아는 필로(Philo 사랑)와 델포(Delpho 형제)의 합성어로 형제간 우애를 뜻한다.
라오디케이아는(Laodikeia)는 에페소 동쪽 내륙에 있었다. 기원전 3세기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2세가 만든 도시다. 알렉산드로스 후계자의 하나였던 셀레우코스의 손자다. 왕비 라오디케를 기념해 라오디케이아라 했다. 기원전 129년 로마에 합병되면서 번창했다. 바오로 사도가 3차 선교여행으로 에페소에 머물 때 제자들이 세웠다(골로 4,13). 묵시록은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고 꾸짖었다(묵시 3,15). 물질적 풍요로 영적 가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땅속에 묻힌 도시였다가 20세기 발굴 작업으로 옛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 아직도 유적 대부분은 땅속에 남아 있다고 한다. [2015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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