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의 세계: 마르키온 이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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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5-12-07 | 조회수4,343 | 추천수1 | |
[성경의 세계] 마르키온 이단
마르키온(Marcion)은 85년경 소아시아 시노페(Sinope)에서 해운업을 하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오늘날 터키 북쪽 흑해연안이다. 젊은 시절부터 성경공부에 헌신했으며 스스로를 사도 바오로의 후계자로 여겼다.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언변으로 많은 이들을 모아 성경을 가르쳤다. 당시는 성경목록이 없었다. 구약성경 46권 신약성경 27권이란 구분이 없던 시절이었다. 외경이란 명칭도 없었고 많은 책이 성경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르키온은 처음으로 정경(正經) 개념을 도입한 인물이다. 확실한 기준으로 성경과 성경이 아닌 책을 구분하려 했던 것이다. 이후 그는 자신이 만든 정경 목록을 제시한다. 마르키온 정경 목록이다. 그런데 정통교회에서 볼 때 문제점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구약성경을 인정하지 않은 점이다. 마르키온은 구약을 유다인의 책으로 규정해 그리스도교완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구약성경은 예수님을 모른다. 예수라는 이름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약성경과는 연관이 없다. 이렇게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구약의 하느님과 신약의 하느님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야훼 하느님과 예수님의 하느님은 다르다는 입장이었다. 구약의 하느님은 율법의 신으로 유다인의 신일뿐이다. 예수님의 하느님은 평화의 신으로 만인의 신이다. 이렇게 정의한 것이다. 훗날 이단으로 판명되는 이유다. 아무튼 그는 구약성경을 제외한 얄팍한 성경목록을 만들어 남겼다. 마르키온 정경 목록이다.
이후 그는 추종자들과 함께 신약성경 중심의 새로운 교회를 세웠다. 갈라질 당시 144개 공동체가 그를 따랐다고 한다. 초대교회로선 엄청난 시련이었다. 마르키온주의(Marcionism) 경향은 현대에도 있다. 신약과 구약을 대립관계로 보는 시각이다. 신약이 구약을 대체한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신약만 읽고 구약은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견해 역시 마르키온주의다. 구약성경은 메시아의 도래를 기다리며 신약성경을 준비해온 책이다.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약속을 실현하신 분이다. 따라서 구약과 신약은 하나의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회가 마르키온주의를 이단으로 규정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구약의 약속은 얼핏 비체계적이고 난해하지만 모두 신약성경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다.
[2015년 12월 6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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