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의 세계: 아람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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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5-12-28 | 조회수4,384 | 추천수1 | |
[성경의 세계] 아람인
창세기 31장 18절엔 파딴 아람이란 지명이 등장한다. 아람평원으로 불린 곳이다. 유프라테스 강 위쪽 고지대에 형성된 평지다. 따라서 아람이란 말은 높다는 의미와 연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심 도시는 하란이었다. 말뜻은 ‘길’이라고 한다. 교통 요지에 자리했기에 이렇게 불리었을 것이다. 상업 발달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곳을 거점으로 지금의 시리아 일대에 살고 있던 이들이 아람인이었다.
아브라함은 메소포타미아 남쪽 도시 우르에서 부르심을 받는다. 약속의 땅으로 향하면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곳이 하란이다. 아람인과 어울린 것이다. 그래서 훗날 며느리를 얻기 위해 심부름꾼을 보낸 곳도 하란이었다(창세 24,10). 이사악의 아내 레베카는 아람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사악의 둘째 아들 야곱은 형과 불화를 일으켜 피신한다. 어머니 고향으로 숨어든 것이다. 하란에 살던 외삼촌 라반의 집이었다. 그곳에서 레아와 라헬을 만나 혼인하게 된다. 야곱의 아내 역시 아람 출신인 셈이다. 이들에게서 이스라엘 12지파 뿌리가 되는 12아들을 얻게 된다.
이렇게 보면 아람인은 이스라엘과 연관이 깊다. 신명기엔 유다인 조상이라 표현한 구절도 있다. ‘우리 조상은 떠돌아다니는 아람인이었습니다.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이집트로 내려가 거기에서 크고 강한 민족이 되었습니다(신명 25,5). 초기 이스라엘은 민족적 특성이 없었다. 한곳에 정착 못 했고 양 떼를 따라다니는 유목민이었다. 땅도 집도 없었고 보장된 내일도 없었다. 평범했던 이들이 민족의식에 눈뜨기 시작한 건 이집트 생활을 통해서다. 동족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뭉쳤던 것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하나의 민족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출애굽 사건 이후라 할 수 있다.
이후 이스라엘은 독자적 길을 걸었고 아람인과도 구분되었다. 그러면서 두 민족은 사이가 벌어졌고 서로 이방인 취급했다. 국경을 맞대고 있었으며 수없이 싸웠다(1열왕 20장). 아람인 중심지는 다마스쿠스였고 시리아는 이들이 세운 나라다. 문둥병에 걸렸다가 예언자 엘리사를 만나 완쾌된 나아만 장군은 아람의 군인이었다(2열왕 5,1-19). 예수님과 사도들은 아람어를 사용했다. 당시 유다인 민중 언어였기 때문이다. 신약성경은 희랍어로 쓰였지만 주인공들이 실제로 사용했던 말은 아람어였던 것이다. 이 현상은 기원전 6세기 바빌론 포로생활에서 시작되었다. 포로지에서 쓰던 언어가 살아남은 결과였다. 훗날 아람어는 이슬람 등장으로 사라진다. 이슬람 경전 코란이 아랍어로 쓰였기 때문이다.
[2015년 12월 27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미국 덴버 한인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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