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도시] (74) 아라랏 산
노아의 방주가 도착했다는 전설의 산
- 다니엘 매클라이즈 작, ‘노아의 제사’.
아라랏 산은 터키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이란과 아르메니아와의 접경 지대에 위치한 사화산이다. 이 산이 유명한 것은 노아의 방주가 대홍수 끝에 표류하다가 도착한 곳이라는 전설 때문이기도 하다. 아라랏 산은 지난 수백 년간 ‘노아의 방주’ 목격설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노아의 방주와 그 유물을 찾기 위해 탐험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세 탐험가인 마르코 폴로는 아라랏 산에 노아의 방주가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탐험가들은 아라랏 산에서 발견한 나무, 그 밖의 자재들을 노아 방주의 일부분으로 주장하고 있고, 미국·러시아 비행사들이 찍은 항공사진을 근거로 아라랏 산 노아 방주의 존재를 최근까지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도 노아의 방주에 대한 구체적인 여러 증언이 나오고 있다.
성경에서도 여러 번 이 지역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창세기의 홍수 사건은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은 하느님의 심판과, 방주를 통해 악한 세상에서 의인 노아를 구원해주신 하느님의 은혜를 말하고 있다. 홍수 때 노아의 방주가 정박했던 산이 바로 아라랏 산이다. “그리하여 일곱째 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 위에 내려앉았다”(창세 8,4). 성경은 노아가 포도밭을 가꾸는 첫 사람이 됐다고 한다. “농부인 노아는 포도밭을 가꾸는 첫 사람이 되었다”(창세 9,20). 노아의 방주가 내려앉았다는 아라랏 산의 주변 지역은 포도의 원산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이 니네베에 머무르고 있을 때 그의 두 아들이 산헤립을 죽이고 이 지방으로 도망했다. “그런데 그가 그의 신 니스록의 신전에서 예배드리고 있을 때, 그의 두 아들 아드람멜렉과 사르에체르가 그를 칼로 쳐 죽이고는 아라랏 땅으로 도망쳤다. 그의 아들 에사르 하똔이 그 뒤를 이어 임금이 되었다”(2열왕 19,37). 이 이야기는 토빗기(토빗 1,21)나 이사야 예언서(이사 37,38)에도 잘 기록돼 있다.
예레미야 예언자가 바빌론에 관해 예언할 때에도 이 지역의 언급이 나온다. “그 땅에 깃발을 세우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팔을 불어라. 바빌론을 칠 민족들을 동원하고 그를 칠 왕국들 곧 아라랏과 민니와 아스크나즈를 불러들여라. 그를 칠 사령관을 임명하고 날개를 곤두세운 메뚜기 떼 같은 군마를 몰고 와라”(예레 51,27).
그런데 대부분의 학자는 탐험가들의 아라랏 산에 대한 발견과 시도에 대해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성경의 아라랏 산이 오늘의 지명 아라랏 산과 일치하고 있느냐는 논쟁이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아라랏 산의 정확한 위치뿐 아니라 노아와 홍수 사건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 구원과 사랑이 성경의 중요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평화신문, 2016년 1월 1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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