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세계] 칼데아인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는 강과 강 사이란 뜻이다. 고대 그리스어로 메소는 중간이며 포타미는 강이다.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를 말한다. 두 강은 아르메니아에서 발원해 시리아와 이라크를 관통한 뒤 바다로 흘러간다. 그런데 두 강은 바다를 앞두고 200km 지점에서 합류해 하나의 강이 되어 흐른다. 알아랍(al-Arab)강이다. 고대로부터 퇴적층이 발달해 비옥한 땅이 되었고 일찍부터 문화가 꽃피었다. 이곳이 그리스어로 칼데아(Chaldea) 지역이다. 히브리어는 카스딤(Kasddim) 아랍인은 칼디스(Kaldis)라 부른다. 산이 없고 사방이 노출되어 전쟁에선 불리한 지역이다. 그런 이유로 강대국이 차지하기를 반복했던 지역이다. 돌이 없어 흙벽돌을 구어 건축했기에 옛 모습도 찾기가 쉽지 않다. 다행이 토판에 새겨진 기록이 발견되어 옛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역사에 등장하는 대표 도시는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다(창세 11,31).

성경에선 칼데아를 바빌로니아와 동일시하고 있다. 하지만 칼데아 지명이 먼저고 이 지역을 차지했던 강력한 네 나라 중 하나가 바빌로니아다. 첫째 강국은 메소포타미아 상류에 있던 아시리아다. 이때 하류엔 고대 바빌론이 등장했지만 강국이 된 것은 아시리아를 멸하고 등장한 신(新)바빌로니아다. 특히 신바빌로니아를 칼데아 제국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중부에는 또 하나의 강국 메디아가 있었다. 네 번째 강국은 바빌로니아를 멸하고 나타난 페르시아다. 페르시아 후신이 지금의 이란이다. 이후도 칼데아란 지명은 존재했다.

칼데아인은 음력을 사용했다. 달의 운행을 바탕으로 1년을 12달로 나눴고 한 달을 30일로 정했다. 1시간을 60분으로 나누고 7일을 1주일로 정한 것도 이들이었다. 자신들이 발견한 다섯 행성(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으로 요일 이름을 지은 것도 이들 문명이었다. 우수한 건축물도 남겼다. 고대건축 칠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여겨지는 공중정원도 이들 작품이다. 네부카드네자르 왕은 고향을 그리워하던 아내를 위해 이 공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훗날 칼데아 지역에 기독교를 전한 이는 토마스 사도였다. 1세기 말에는 메소포타미아 전역과 인도까지 전파되었다. 이들이 칼데아 기독교인들이다. 하지만 로마 가톨릭과는 구분되어 칼데아 정교회로 불리고 있다. 19세기 말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디트로이트에서 세력을 형성했다. 지금도 종교의식에서는 칼데아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1월 24일 연중 제3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