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의 세계: 다윗의 아내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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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01-16 | 조회수15,644 | 추천수1 | |
[성경의 세계] 다윗의 아내들 (1)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 아내는 8명이다. 미칼(Michal), 아히노암(Ahinoam), 아비가일(Abigail), 마아카(Maacah), 하낏(Haggith), 아비탈(Abital), 에글라(Eglah), 밧 세바(Bathsheba). 첫 부인 미칼은 사울의 둘째 딸이었다(1사무 14,49). 다윗이 필리스티아 남자 200명을 죽이고 혼인한 아내다(1사무 19,27). 사울이 내건 테스트를 통과했던 것이다. 미칼은 다윗을 좋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1사무 18,20). 다윗 역시 좋아했을 것이다. 하지만 도망자 신세로 바뀌면서 둘은 떨어진다. 그러자 사울은 갈림(Galim) 사람 팔티(Palti)에게 미칼을 다시 시집보냈다(1사무 25,44). 갈림은 예루살렘 인근 작은 도시다. 그렇게 미칼은 평범한 여인으로 돌아갔다.
이후 다윗은 자신의 근거지 유다와 북이스라엘을 통합해 새로운 왕이 된다. 미칼은 북이스라엘 임금 사울의 딸이다. 다윗에겐 정치적 이유로 그녀가 필요했다. 아내였음을 내세워 북쪽지파의 호감을 얻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데려온다. 팔티는 헤어지기 싫어 울면서 따라왔다고 성경은 전한다(2사무 3,16). 미칼은 우울한 미래를 예견했을 것이다. 다윗에겐 이미 두 명의 아내가 있는 상황이었다(1사무 25,43).
둘째 부인은 아히노암이다. 사울 아내와 이름이 같다. 동일인물이 아닐까 하는 논란이 있지만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다윗은 도피 시절 아히노암과 혼인했다. 헤브론 정착 이전이다. 당시 사울은 살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왕비와 혼인할 순 없는 일이다. 다윗의 부인 미칼과 절친 요나탄은 왕비의 자녀들이다. 다윗과의 혼인은 애초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성경엔 아히노암이 7번 등장한다. 처음만 사울 아내 아히노암이고 나머지는 다윗 아내 아히노암이다. 특별내용은 없고 이름만 소개되어 있다. 사울의 아내는 아버지가 아히마아츠라 밝힌다(1사무 14,50). 아히마아츠에 대해선 성경에 언급이 없다.
다윗의 아내 아히노암은 이즈르엘(Yizreel) 여자로 소개된다. 사마리아 평지가 이즈르엘이다. 동쪽엔 길보아 산이 있고 산 너머는 요르단이다. 서쪽은 구릉지로 지중해에 닿아있다. 도시는 산자락에 있었다. 요르단에서 지중해로 가려면 이즈르엘을 지나야 했다. 예부터 유명한 대상로였고 통행을 둘러싼 투쟁이 끊이지 않았다. 다윗은 외로운 떠돌이 신세를 거치면서 이곳 여인 아히노암을 만났던 것이다. 첫 아들은 그녀가 낳은 암논이고 둘째 아들은 아비가일이 낳은 킬압이다(2사무 3,3). [2017년 1월 15일 연중 제2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성경의 세계] 다윗의 아내들 (2)
사울에 쫓기던 다윗은 사무엘이 죽자 시나이 반도 북동쪽 파란(Paran) 광야에 칩거한다(1사무 25,1). 이때 만난 여인이 셋째 부인 아비가일이다. 지역 유지 나발(Nabal)의 아내였다. 목장과 함께 수천 마리의 양과 염소를 가진 거부의 아내였다. 나발은 매년 전문가를 시켜 양털을 깎곤 했는데 마침 그 작업을 하던 때였다. 다윗은 부하를 보내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나발은 모욕적인 말로 거절한다. ‘다윗이 누구냐? 도망쳐 나온 종들의 두목이 아닌가? 도움을 줄 순 없는 일이다.’ 이에 다윗은 응징에 나선다. 부하 400명을 무장시켜 떠난 것이다(2사무 25-13). 상황을 아비가일이 알게 된다. 그녀는 요리와 포도주를 먼저 보내곤 즉시 다윗에게 갔다.
길에서 만나자 간언했다. 나발에게 마음 쓰지 마십시오. 어리석은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면서 다윗의 살인을 주님께서 막으셨다고 한다. 이스라엘 영도자로 세울 분이기에 피의 복수극에서 지켜주셨다는 것이었다(2사무 25,30). 그 말에 다윗은 되돌아간다. 아비가일이 집으로 왔을 때 나발은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그녀가 다윗의 보복을 얘기하자 나발은 쇼크로 쓰러진다. 그리곤 열흘 뒤 죽었다. 이후 다윗은 아비가일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그녀와의 혼인은 다윗이 왕이 되는데 결정적 힘이 된다. 사실 이전까지는 600명 부하를 거느린 패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아비가일과 혼인함으로 지역유지가 되었고 파란 광야를 장악한 칼렙족 후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나발의 재산은 아비가일 재산이 되었다. 다윗은 자신의 군대를 위한 재정조달에서 훨씬 자유로워졌다.
그녀에게서 킬압(Chileab)이란 다윗의 둘째 아들이 태어났다(2사무 3,3). 아비가일이란 이름은 다윗의 누나(1역대 2,16) 이름이기도 하다. 그녀는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킬 때 군사령관이었던 아마사의 어머니다. 나발은 칼렙족으로 소개되어 있다(2사무 25,3). 칼렙 후손이란 의미다. 칼렙은 여호수아와 함께 모세의 정탐꾼으로 가나안에 들어갔던 인물이다. 그의 이름 앞에는 크나즈인 여푼네의 아들이란 말이 따라다닌다(여호 14,6). 크나즈는 야곱의 형 에사우 자녀로 에돔족 조상이다(창세 36,11). 따라서 칼렙 집안은 정통 히브리 혈통이 아니고 유다 지파로 편입된 외부핏줄이다. 그런데도 모세는 칼렙을 정탐꾼으로 선택했다. 그만큼 충실했던 것이다. 칼렙족이란 표현은 이들 집안을 낮추어 부를 때 사용했던 말이다. 아무튼 나발은 다윗을 보는 눈이 없었기에 횡사했고 아비가일은 보는 눈이 있었기에 왕후가 되었다. [2017년 1월 22일 연중 제3주일 · 1월 29일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성경의 세계] 다윗의 아내들 (3)
다윗은 왕이 되지만 반쪽 왕이었다. 남쪽 유다 공동체만 그를 따랐다. 북쪽 지파는 사울의 넷째아들 이스보셋을 임금으로 섬기고 있었다(2사무 2,9). 남북이 대치한 국면이다. 다윗은 이런 상황을 칠 년 넘게 견디며(2사무 2,11) 통합 이스라엘을 꿈꾼다. 그리곤 마침내 실현한다. 북쪽의 실세였던 아브네르 장군을 포섭함으로 가능했다. 이스보셋은 살해되었고 다윗은 남과 북을 지배하는 유일한 임금이 되었다(2사무 5,3). 이후 수도를 헤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
다윗은 헤브론에서 왕이 될 때 서른 살이었다(2사무 5,4). 아히노암과 아비가일 두 아내가 있었다. 이후 5명의 아내를 더 맞이한다. 헤브론에서 네 사람, 예루살렘에선 밧 세바 한 사람이다. 이렇게 해서 첫 아내 미칼을 포함해 8명의 아내가 있었다. 헤브론의 첫 혼인은 왕으로서의 혼인이었다. 상대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던 그수르 왕국 마아카 공주였다. 정략혼인임을 알 수 있다. 그녀에게서 압살롬과 타마르(Thamar)가 태어난다. 타마르는 다윗의 유일한 딸로 성경에 등장한다. 물론 딸이 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만 소개되어 있다. 히브리말로 타마르는 야자수(종려나무) 열매다. 통통하고 탐스러워 예부터 여자아이 이름으로 불리곤 했었다. 성경엔 타마르가 셋 등장한다. 유다의 며느리 타마르와(창세 38장) 다윗 딸과 압살롬의 딸 타마르다(2사무 14,27).
마아카 뒤를 이어 하낏과 아비탈 그리고 에글라도 다윗이 헤브론에서 맞이한 아내들이다. 그들에 대한 세부 기록은 성경에 없다. 북쪽 지파 견제를 위한 세력가 딸로 짐작할 뿐이다. 하낏은 넷째아들 아도니야를 낳았다(1역대 3,2). 아비탈은 다섯째 스파트야(Shephatiah)를 낳았고 에글라는 여섯째 이트르암(Ithream)의 어머니다(1역대 3,3). 에글라는 소개될 때 다윗의 아내라는 말이 늘 첨부된다. 헤브론 마지막 아내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옮긴 뒤 밧 세바를 만나자 여덟 번째 아내로 데려갔다. 밧 세바는 아들 넷을 낳았다. 시므아, 소밥, 나탄, 솔로몬이다(1역대 3,5). 나탄은 다윗의 아홉 번째 아들로 예수님의 조상이 된다(루카 3,31). 솔로몬은 열 번째 아들이지만 다윗의 뒤를 잇는 후계자가 되었다. 다윗은 정실부인에게서 10명의 아들을 얻었고 후궁에게서 9명의 아들을 얻었다(1역대 3,9). 하지만 왕자들은 왕위를 둘러싼 변고에서 대부분 살해되었다. [2017년 2월 5일 연중 제5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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