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인물] 성경의 세계: 에브야타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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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04-03 | 조회수5,148 | 추천수0 | |
[성경의 세계] 에브야타르
다윗은 사울을 피해 놉 땅으로 피신한 적이 있다(1사무 21,2). 놉(Nob)은 예루살렘 북동쪽에 위치한 산악도시로 벤야민 지파에 속한 땅이다(느헤 11,32). 필리스티아인에게 계약 궤를 빼앗긴 후 성막을 옮겨둔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100명 가까운 사제들이 있었을 것이다. 책임자 아히멜렉(Ahimelech)은 대사제 엘리의 직계였다(1사무 22,9). 쫓기던 다윗은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청했다. 이렇게 해서 성막의 봉헌된 빵(탈출 40,23)을 다윗은 먹게 된다. 사제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빵이었다. 예수님께서도 인용하셨던 유명한 일화다(마태 12,4).
이후 사울은 다윗 일행이 놉의 성막에 들린 것을 알게 된다. 아히멜렉이 빵과 무기를 준 사실도 알게 되자 반역행위로 간주한다. 아히멜렉은 처형되었고 사제 85명과 놉 주민도 참변을 당했다(1사무 22,19). 놉의 대학살이다. 세월이 흐른 뒤 성막은 기브온(Gibeon)에 남았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대체되었다. 성막은 광야에서 주님을 경배하던 장소다. 계약 궤를 모신 지성소와 제단이 있는 성소로 구분되었다. 사제만 들어갈 수 있었고 아침저녁으로 향을 태웠다. 가나안 정복 땐 길갈에 있었고 정복 후 실로로 옮겼다(여호 18,1). 계약 궤를 빼앗기자 놉으로 이동되었고 다윗 때 기브온에 정착한 것이다. 책임자는 대사제 차독이었다(1역대 16,39).
한편 놉의 학살에서 아히멜렉의 아들 에브야타르(Abiathar)는 살아남는다. 다윗은 평생 그를 보호했고 왕이 되자 대사제로 임명했다. 대사제는 아론의 직계 한 명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차독과 함께 대사제가 된 것이다. 아론은 모세의 형이다. 아들 넷이 있었는데 셋째 엘아자르 후손이 대사제 직분을 받았다. 그런데 사울 때는 넷째 이타마르 후손이 대사제였다. 판관 시대를 거치면서 바뀐 것이다. 다윗은 엘아자르 후손 차독을 대사제로 임명해 바로 잡았다. 그러면서 이타마르 후손 에브야타르도 대사제로 인정한 것이다. 정치적 안정을 위한 배려로 해석하고 있다. 다윗 치세 때 두 사람은 동등한 위치였다.
솔로몬은 왕이 되자 대사제를 차독 한 사람으로 정리한다. 이후 차독가문은 바빌론 포로기를 거쳐 예수님 시대까지 직분을 이어갔다. 에브야타르는 다윗 후계자로 아도니야를 밀었다. 왕위서열 1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위는 솔로몬에게 돌아갔다. 다윗과의 관계가 고려되어 제거되진 않았지만 직위를 박탈당하고 낙향했다(1열왕 2,26). 에브야타르의 아들 아히멜렉이 차독과 함께 대사제였다는 기록도 있다(2사무 8,17). 아버지와 아들이 아히멜렉과 에브야타르 두 이름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4월 2일 사순 제5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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