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신약 여행43: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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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04-10 | 조회수4,981 | 추천수0 | |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43)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루카 24,48) 예수의 드라마, 시각은 달라도 믿음은 하나
- ‘예수님과 제자들의 식사’, 14세기, 프레스코, 괴르메 박물관, 터키.
예수님의 드라마라 부를 수 있는 모든 사건은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복음서에서 공통으로 전하는 것은 예수님의 부활과 발현까지입니다. 단지 루카만이 자신의 복음서 마지막에 예수님의 승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러한 루카복음서의 마지막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사도행전의 시작과 맞닿아 있습니다.
예수님에 관한 하나의 사건을 전하는 복음서들은 서로 다른 시각에서 그 사건의 의미를 해석하고 전합니다. 이러한 차이점은 복음서 저자들이 염두에 둔 첫 번째 독자들이 예수님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공관’이란 이름에 맞게 대부분의 내용은 비슷하지만 각 복음서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마태오복음은 유다인들 또는 유다인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춥니다. 다른 복음서에 비해 마태오가 강조하는 것은 구약성경이나 율법과의 관계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예수님은 구약의 말씀들, 특히 예언들을 성취하는 분으로 그려집니다. 이미 구약성경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구약에 예언된 왕으로 오실 메시아의 모습으로 소개됩니다. 비교적 다른 복음서에 비해 율법이나 구약의 전승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 강조하고 그것을 통해 예수님을 기존의 율법을 완성하러 오신 분으로 묘사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예수님의 탄생(마태 1―2장)과 산상설교(마태 5―7장)입니다.
마르코복음은 복음서 중에 가장 먼저 쓰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은 70년쯤, 로마에 의해 성전이 파괴된 직후에 이 복음서가 기록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마르코복음은 무엇보다 가장 먼저 쓰인 복음서라는 점에서 예수님에 관해 간결하게 이야기합니다. 마르코복음에는 특정한 출신들에 국한되지 않고 한편으로는 유다인들에게 적합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방인들에게 적합한 내용을 통해 예수님을 설명합니다.
루카복음은 마태오복음보다는 조금 늦은 시기에 기록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루카는 여러 면에서 마태오와는 구분되는, 이방인들이나 이방인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을 염두에 둔 복음서입니다. 그렇기에 유다교와 관련된 여러 관습이나 율법에 대해서 번역하거나 해설하는 내용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에 관해서는 예언자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예언자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루카는 예수님의 구원은 유다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믿음을 지닌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임을 나타내는, 구원의 보편성을 강조합니다.
요한복음은 여러 면에서 다른 복음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요한은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을 강생하신 하느님의 말씀으로 소개하고 예수님의 사명을 통해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이 드러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느님의 계시의 유일한 중재자이며 계시 자체인 예수님을 믿는 것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요한복음을 기록한 목적이라고 저자는 밝힙니다.(요한 20,31)
복음서들은 이런 특징들이 있지만 공통으로 예수께서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선포합니다. 다양한 방식의 설명 역시 복음을 읽는 이들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도록 요청하며 초대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을 믿는 이들은 모두 예수님의 사건에 대한, 그의 구원 업적에 대한 증인이기도 합니다.
이제 복음서의 마침은 사도들의 활동과 초대 교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사도행전의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특별히 루카복음은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 강림을 통해 복음서와 사도행전이 이어지는 내용을 전해주는 책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는 제자들의 사명은 사도행전 안에서 펼쳐집니다. 루카복음에 이어지는 두 번째 책으로 볼 수 있는 사도행전은 복음과 동일하게 테오필로스라는 인물을 통해 예수님의 활동과 사도들의 활동을 연결시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4월 9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 성서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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