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석순/스텔라
  봄이야. 바라보는 곳마다
 꽃이 피려고 움 돋아나고 있구나.
 숨이 막힐 것같이
 내 몸이 깊은 곳까지 봄 냄새가 풍겨온다.
 혼자라는 것이 견디기 어려워
 내 몸이 지금 떨고 있단다.
 이러다가는 올봄에도
 다시 나 혼자
 피어나는 꽃을 보아야 할지 몰라.
 싫어. 이런 날
 나 혼자 피는 꽃을 보긴 죽어도 싫어.
 꽃 피기 전에 올 수 없다면
 차라리 날 잊었다고 말해라.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 드러 먼 산 보아라.
 꽃 피어나잖아.
 꽃 보며 바라보는 곳마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니?
 꽃이 피어나며
 갈 데 없는 나를 슬프게 할지도 몰라.
 숨 막히게 할지도 몰라.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내 생각에 머물러줘 친구야.
 내 생각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날 생각해 주겠지.
 봄꽃이 피어나기 전에
 꼭 내게 돌아온다고 약속해줄 수 있지?
 난 네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없으니
 친구가 나에게 와준다고 약속해.
 그리고 이 편지 받으면
 소식 좀 전해주렴
 내가 그립지도 않는 거니 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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