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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성으로 읽는 성인성녀전] (15) 성 클레멘스 1세 교황 ①---정영식 신부 카테고리 | 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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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14 조회수481 추천수0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베드로 사도에게 교회의 수위권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요한 21,18)

이는 베드로 사도의 순교에 관한 예언이었다. 과연 훗날 성 베드로 사도는 로마에서 순교를 했다. 이뿐만 아니라 그 후계자들인 교황들도 초기 약 30여 명이 순교를 통해 신앙을 증거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 중 특히 유명한 분이 제4대 교황인 클레멘스 1세(st. Clemen 1 papa, M. 축일 11.23)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교황 클레멘스 1세는 베드로 사도에 의해 직접 주교로 축성되었다 한다. 결국 클레멘스 1세는 베드로 사도, 바오로 사도와 같은 시대 인물로 사도들에게 직접 진리를 배웠으며 하느님께 대한 열애의 정신을 고취 받았다. 실제로 교황 클레멘스 1세의 이름은 바오로 서간에도 나타난다.

“나의 진실한 동지여, 이 여자들을 도와주도록 그대에게도 당부합니다. 이들은 ‘클레멘스’를 비롯하여 나의 다른 협력자들과 더불어 복음을 전하려고 나와 함께 싸운 사람들입니다. 이 모든 이들의 이름이 생명의 책에 적혀 있습니다.”(필리 4,3)

이를 볼 때 클레멘스 교황은 젊었을 때부터 바오로 사도를 도와서 전교에 진력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성 리노 및 성 클레토(아나클레토) 두 교황의 뒤를 이어 교황이 된 것만 봐도 교회에 대한 그의 공로가 상당히 컸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특히 학식이나 신앙도 당시 신앙인 중 가장 탁월했을 것이다.

클레멘스가 교황이 된 때는 아직 박해가 끝나기 전이었다. 백발의 노구를 이끌고 박해의 두려움에 떠는 신자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며, 카타콤바에 숨어 미사를 지내고 어린양들의 신앙을 보존키 위한 노고가 보통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또한 순교자가 날 때마다 위험을 무릅쓰고 형장에 나아가 그들에게 최후의 축복을 주었다.

그랬던 그에게 걱정이 하나 있었다. 코린토 교회 신자 간에 불화가 생기고 알력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교회에는 외부의 박해보다 내부의 반목이 더 무서운 일이다. 이를 간파한 교황 클레멘스1세는 노쇠하여 떨리는 손으로 붓을 들어 정성어린 서한을 써 그들에게 보냈다. 이 서한이 소위 클레멘스의 서한이다.

코린토 교회 교우들은 20여 년 전에도 비슷한 불화소동을 일으켰으나 바오로 사도의 애절한 서간에 의해 겨우 진정된바 있다. 그런데 이제 또다시 반목과 불화가 일어난 것이다. 클레멘스 1세 교황은 자비로운 아버지와 같은 두터운 애정으로 그들의 잘못을 밝히며, 코린토 교회의 창설자 바오로 사도의 낯을 보아서라도 조속히 반목을 일소하고 평화롭게 일치단결할 것을 설득했다. 결국 코린토 교회 신자들은 클레멘스 1세 교황의 설득에 의해 화해하게 되었다.

이 서간은 로마의 주교가 교회 초대로부터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전 세계 온 교회를 통치하는 권리를 보유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귀중한 살아있는 역사적 자료다.

그 필치는 깊은 신앙과 애정이 넘치며 구약, 신약의 지식이 풍부한 점으로는 사도 성 바오로를 방불케 한다. 더 나아가 간결하고 겸손한 인사, 그리고 가히 침범치 못할 박력을 갖고 있는 점으로는 사도 성 베드로를 생각하게 한다.

이 서간은 초기 교회 때부터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4세기 말엽까지 바오로 사도의 서간과 더불어 미사 때 낭독되었다. 이는 요즘말로 하면 그의 편지가 성경의 권위를 인정 받았다는 의미다.

로마의 박해는 계속되었다. 100년경, 교황 클레멘스 1세는 다른 수많은 순교자들과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 순교의 전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남은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다. 하지만 성 바오로 사도가 그를 두고 말한 대로 그의 이름이 생명의 책에 적혀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정영식 신부·수원 영통성령본당 주임, 최인자·엘리사벳·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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