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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홍세기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16 조회수342 추천수3 신고
 
 

주어사 천진암 강학은 서학연구에 불과할 뿐 한국교회 출발과 무관

 

 
한국 천주교 기원에 관한 새로운 학설이 수원교구 초기 순교자 시성추진위원회(주관 윤민구 신부) 주최로 열린 제2회 2000년 대희년과 순교자 시성준비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또 한국 천주교회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 주문모 신부 영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순교자 윤유일(바오로)의 출생지와 가보(家譜) 그와 관련한 이천 어농성지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1801년 신유박해 때까지 서양 선교사 자료들을 조사 연구해온 윤민구 신부는 이날 "주어사 천진암 강학은 서학연구 에 불과할 뿐 한국 천주교 출발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한국 천주교 기원은 1784년 이승훈의 세례 를 시점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의 기원을 이승훈의 세례 에 둔 초기 한국교회 신자들의 사관(史觀)이 명시돼 있는 신미년(1811) 교황께 보낸 편지 를 그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이 편지에는 "대박해가 일어난 것은 저희가 성교회를 받아들인 지 20년이 채 안되었을 때였으며 신부님이 오신 지 불과 7년밖에 안되었을 때"라고 밝히고 있어 한국 천주교회의 창립을 이승훈의 세례에 두고 있다.

윤 신부는 아울러 한국교회 창립에 관한 개요 를 적고 있는 △북경교구장 구베아 주교의 서한 △이승훈이 윤유일을 통해 북경에 보낸 편지 △황사영 백서 △조정의 토사주문 △다산 정약용의 묘지명 △김대건 신부의 조선 선교사와 순교자들에 관한 보고서 등을 인용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들 자료들은 주어사 천진암 강학 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강학에 참여했던 다산마저 천진암 강학에서 성리학 수양서를 읽고 외웠다고 밝히고 있어 천주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적고 있다.

주어사 천진암 강학 의 관한 기록은 다블뤼 주교 비망기와 그것을 인용한 달레 신부의 한국 천주교회사 이라고 밝힌 윤 신부는 "강학에 참석한 인물도 천주교 반대자가 많았던 점을 보아 강학 모임은 남인계 학자들 사이에 이 모임을 서학연구로 그치느냐 천주교를 받아들이느냐 하는 분수령에 그쳤을 뿐 한국 천주교회 창립 기원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윤 신부의 이 같은 주장은 천진암 강학을 한국 천주교 창립으로 보는 일부 주장과 강학이 주어사에서 있었다는 일부 학계 견해와 달리 한국 천주교 창립과 무관한 별개의 것으로 보고 있어 학계에 새로운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순교자 윤유일에 대해서도 윤 신부는 다블뤼 주교 순교자전 과 1801년 2월12일자 임대인의 공초 기록을 인용 "윤유일이 양근 출생이 아니라 경기도 여주 점들(현 여주군 금사면 금사2리) 출신"임을 밝혔다.

윤 신부는 또 "윤유일이 이주한 양근은 현재 여주 백석골과 대석리 일대인 항강개 로 불리고 있는 한강포"라며 "윤유일 일가와 권철신 일가 등 초기 한국교회 창립과 관련한 주요 인물들이 몰려 살았던 이곳을 교회 사적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윤 신부는 또 "윤유일의 가보와 이천 어농성지와 관련 교회측 자료와 가보의 이름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교구에 어농성지를 잠정 폐쇄하고 진상을 규명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서종태(스테파노 한국교회사연구소 책임연구원)박사는 한국교회 창립과 윤유일 가보에 관해 "사료 비판을 통해 자료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반론했다.【리길재 기자】
 
[평화신문  200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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