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리] 성경의 세계: 가나안 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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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3-12 | 조회수5,047 | 추천수0 | |
[성경의 세계] 가나안 땅
가나안(Canaan)의 어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 지역 특산품이었던 자주색 염료를 가리킨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고대사회에서 자주색 물감은 순금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쌌다. 그러다 보니 자주색 옷은 부유층의 상징이었다. 토속 언어로 자주색 물감을 키나후(kinahhu)라 했는데 가나안의 어원이라 한다. 자주색(紫朱色)은 보라에 빨강을 섞은 색깔이다. 오늘날 가나안 땅은 대체로 요르단 강 서쪽을 가리킨다. 북쪽의 터키와 남쪽 이집트 사이의 좁고 긴 땅이다. 성경은 단에서 브에르 세바란 표현을 썼다(판관 20,1). 이스라엘 최북단 도시 단과 남쪽 마지막 도시 브에르 세바 사이란 뜻이다.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란 용어 역시 가나안을 지칭한다. 로마시대에 등장한 말이다.
히브리인이 이 땅에 들어오기 전에는 아모리족이 대세를 이루며 살았다. 난폭한 유목민으로 이스라엘과 수없이 부딪쳤다. 다윗 때 겨우 정복되었다(BC 10세기). 또 다른 이방인 필리스티아인은 지중해 연안에 머물며 끝까지 저항했다. 그들 후손이 지금의 팔레스타인이다. 히브리인은 블레셋이라 했고 구약성경도 블레셋으로 표기했다. 2005년 발간된 가톨릭 성경은 블레셋을 필리스티아로 모두 바꿨다. 히브리 발음보다 원래 발음을 택한 것이다. 가나안엔 많은 종교가 있었고 여러 신을 섬겼다. 중요한 신은 엘(El)과 바알(Baal)이다. 엘은 목축 신이고 바알은 농경 신이다. 유목민에겐 농경보다 목축이 우선이기에 초기엔 엘이 우위였다. 하지만 농경사회로 정착되면서 바알이 우세해졌다. 아세라(Asherah)는 원래 엘의 아내로 다산과 풍요의 신이다. 하지만 구약성경엔 바알의 아내로 등장한다. 당시 종교의식에선 엘의 역할을 바알이 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창세기에 의하면 가나안은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기로 약속된 땅이다. 히브리인의 정복전쟁은 약속의 성취를 뜻한다. 판관기와 여호수아기는 그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유대인이 후손들에게 전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곳에 살던 원주민 후예들은 침략을 정당화하는 술수로 받아들인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뿌리다. 가나안 땅은 건조하며 바위가 많은 척박한 곳이다. 해안지대와 강 유역에만 농토가 있다. 하지만 남쪽 이집트에서 북쪽 페니키아와 동쪽 바빌론을 잇는 유일한 무역로(貿易路)다. 고대 세계에선 중요한 전략적 위치였다. 이스라엘은 솔로몬 시대에 무역을 통해 상업 체제를 정착시켰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만든 것이다.
[2018년 3월 11일 사순 제4주일 가톨릭마산 12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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