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밤중에 교우도 아닌 학생이...... | 카테고리 | 천주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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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민우 | 작성일2011-07-02 | 조회수753 | 추천수0 | 신고 |
성당에서 고해성사 보겠다고 신부님한테 이야기했다가 냉담한 대접받고 들어와서
어려운 질문을 막~ 쏟아대는 것을 보면 속된말로 맺힌 게 많았나 봅니다.
한밤중(사실 밤 9시면 늦은 시간도 아니죠. 게다가 미사가 끝난 시간인데.......) 일반 사
람이면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인테, 사람도 별로 없는 성당에 당장 내일 죽을 것도 아닌
데 비신자 학생이 고해성사 아니면 인생상담을 하겠다고 조르면 사람이 생뚱맞아라 하
며 꺼려하는 것은 당연하죠.
내일 아침에 일찍 기상해서 아침 미사 드려야 되는데 날 밤을 세서 이야기를 들어주워도
모자랄 이야기를 무슨 여자 친구도 아니고 생면부지의 학생이 덜컥 다가와서 청하는 것
이 올바로 된 태도가 아니죠.
미리 신부님께 찾아와서 "내가 이런 저런 일 때문에 상의할려고 하는데 좀 도움을 주십
시요." 하는 것이 도리이죠. 설마 집안의 어른을 방문할 때 한밤중에 불쑥~ 나타나서 한
소리 얻어 들으면 그 어른이 푸대접했다고 원망하는 것은 아니죠?
고등학생이라고 했죠. '윤리'과목에 '아우구스티누스'라는 분에 대해서 이야기하죠? 이
분이 이런 말했어요. "지상의 교회는 천상의 교회의 이데아이다." 좀 어려운 말인데. 이
세상의 교회가 하느님이 계시는 천상의 교회를 흉내내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거에요. 갖은 유혹, 죄...... 지상 교회 사람들이 천상 교회 사람들 흉내내는 것이 힘
들어요. 지상 교회 사람들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도 하느님의 은총없이는 천상 교회와 하
나 될 수 없지요.
성당의 신부님들 하늘나라의 성인들처럼 고고하게 사시는 분 아닙니다. 그렇지만 예수
그리스도님 뒤따라서 그 누구보다도 거룩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분입니다. 술마시고
골프치는 거 안하면 좋지만 사회라는 공간에서 무슨 칡덩굴 얽어지듯이 하는 것이 사람
들의 삶이잖아요? 쉬운 말로 학교 생활하면서 아이들과 까불면서 노는 것이 낫지 교실
한 켠에서 무슨 꿔다 놓은 보릿자루 처럼 쭈구리며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신부님이
미사드릴 때 입는 제의에는 십자가가 두 개 달려 있어요. 내 십자가 이웃의 십자가.
그 날 차라리 어디 깊숙한 숲속에서 수도생활을 하시는 수사님을 만났으면 참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 않고 술에 '떡'이 된 신부님을 뵙게 된 것은 현실을 피하
지 말고 용감하게 살라는 하느님의 메세지가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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