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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첫걸음: 예언서에 대해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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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9,297 추천수0

[성경 첫걸음] 예언서에 대해 알아볼까요

 

 

“많은 사람이 구약의 예언자들을 오로지 미래를 예언하는 일만 한 사람들로 생각한다. … 그러나 예언자라는 말은 ‘다른 사람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자기들과 동시대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대신하여 이야기한 사람들이었다(《가톨릭 성경 길잡이 1》, 218쪽).

 

 

Q ‘예언서’는 어떤 책이죠?

 

A 예언서는 구약성경에서 오경, 역사서, 시서와 지혜서 다음에 놓인 책 묶음입니다. 예언서의 내용이 메시아 사상과 더불어 구약성경에서 신약성경으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구약성경의 끝부분에 자리하죠. 예언서는 대(大)예언서와 소(小)예언서로 나뉘는데, 그 분류는 예언자의 지명도나 예언 내용의 중요성이 아니라 순전히 책의 분량에 따른 것입니다.

 

대(大)예언서(4권) : 이사야서, 예레미야서(애가와 바룩서 포함), 에제키엘서, 다니엘서

소(小)예언서(12권) : 호세아서, 요엘서, 아모스서, 오바드야서, 요나서, 미카서, 나훔서, 하바쿡서, 스바니야서, 하까이서, 즈카르야서, 말라키서

 

히브리 성경은 성경에 배치된 순서에 따라 ‘전기 예언서’와 ‘후기 예언서’로 분류합니다. 가톨릭 교회에서 역사서로 분류하는 책들 중 일부(신명기계 역사서: 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기 상·하권, 열왕기 상·하권)에도 예언자들이 등장하고 예언 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히브리 성경에서 이를 전기 예언서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예언서의 범주로 묶는 책들(다니엘서 제외)을 히브리 성경에서 후기 예언서라고 부릅니다.

 

 

Q 예언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

 

A 먼저 예언의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예언’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헤아려 말하는 것’이라는 뜻의 예언(豫言)과, ‘신탁을 받은 사람이 신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이나 그 내용’을 가리키는 예언(預言)으로 달리 쓰입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은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하느님의 뜻을 전하다 보면 때로는 미래의 일도 언급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의 의미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구약성경에서 만나는 예언자가 단순히 미래를 맞히는 요술쟁이나 점쟁이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예언 현상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가나안 등 고대 근동 지방에서 널리 존재했습니다. 예언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나비’는 ‘선견자,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뜻을 포괄했죠. 그들은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의 종교 생활에서 본질적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예언자들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자신을 보내신 분, 즉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선포했습니다. 특히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지키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질 때, 예언자들은 백성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하느님의 목소리가 되어 진리를 선포했습니다.

 

 

Q 예언서는 어떻게 기록되었나요?

 

A 성경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예언서도 오랜 기간의 편집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본문으로 최종 집대성되었습니다. 예언서에 쓰인 예언 말씀 중에는 본래 구전으로 전해지던 것이 많지만, 처음부터 글로 기록된 메시지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대 예언자 연구에 따르면, 예언서 가운데 그 이름을 딴 예언자가 직접 저술한 책은 없다고 봅니다.

 

왕조 시대의 초기 예언자들은 메시지를 글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기원전 8세기 이후 왕실이나 성소에 소속된 예언자가 아닌, 하느님께서 부르시어 예언자로 활동한 이들의 메시지가 예언서를 이루었죠. 이렇게 자신의 이름이 예언서 제목으로 남은 예언자를 ‘문서 예언자’라고 하는데, 친저성(親著性)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이 전한 하느님의 말씀이 글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메시지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확신한 제자들이 그 메시지를 보존 · 전승하고 기록합니다. 또 그 연장선상에서 예언 활동을 하기도 했죠(예를 들면 제2이사야). 그런데 문서화 단계에서 다른 여러 예언자의 신탁이 유명 예언자의 이름 아래 비슷한 주제로 끼어 들어가 합쳐지는 현상도 생깁니다. 또 최종 편집 단계에 이르러서는 단편적 예언 문서들이 당대의 상황과 필요에 의해 재해석되고 수정·보완되기도 하지요.

 

예언서의 발간 작업은 주로 유배 시대와 그 후에 이루어졌습니다. 유배 이전의 예언자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징벌과 재앙을 강한 어조로 선포한 데 반해, 유배 기간과 그 후의 예언자들은 회복과 희망, 위로의 메시지를 주로 남겼지요. 최종 편집할 당시의 종교적 · 사회적 지향과 바람이 예언서 편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인간이 그 말씀을 받으면 예언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하느님의 ‘말씀’은 반드시 인간에게 전달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예레미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으려고 작정하여도 ‘뼛속에 가두어 둔 주님 말씀이 심장 속에서 불처럼 타오르니’, 그 말씀을 간직하고 싶어도 더 이상 견뎌 내지 못한다(예레 20,9 참조). 주님 말씀이 예언자의 삶 깊숙이 뿌리 내려 그의 내적 힘이 되어 외부로 분출될 수밖에 없다. … 주님 말씀은 하느님께서 부르신 사람의 삶 속에 그대로 들어간다”(《하느님의 목소리》, 15-16쪽).

 

[성서와 함께, 2013년 5월호(통권 446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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