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경 첫걸음: 성경의 백성에 대해 알아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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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6-04 | 조회수4,743 | 추천수0 | |
[성경 첫걸음] 성경의 백성에 대해 알아볼까요?
“인간 예수는 믿음의 공동체에서, 죽음에 승리한 부활하신 분이요 주님이기에 앞서 이스라엘 민족의 일원으로 태어나셨다. 따라서 그분에게는 조상이 있었고 그 조상의 역사, 언어와 풍토, 문화 및 종교 안에서 성장하셨다. 그분의 조국은 분명히 이스라엘이었으며 우리는 이 민족의 역사를 전제할 때 그분의 생애와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성서의 역사적 배경》, 5쪽).
Q 누가 성경의 백성이죠?
A 성경에 나오는 하느님 백성의 역사는 아브라함과 함께 시작합니다. 성경은 셈족의 목자인 아브라함이 메소포타미아의 우르 지역에서 살다가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팔레스티나 땅(당시 가나안)으로 옮겨 갔다고 전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원조인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순명하여 가나안 땅으로 떠난 이야기는 창세기에 담겨 있습니다(창세 12,1-5 참조). 아브라함 이야기가 이사악과 야곱, 야곱의 열두 아들로 이어지면서 후손의 수와 영역이 계속 확장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민족의 실제 기원은 이집트 탈출과 연결된다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기원전 13세기에 이집트 북부 고센 지방에 살던 히브리인들이 하느님의 인도로 고된 노예살이에서 해방되어 이집트를 탈출합니다. 그 후 40년 동안 시나이 광야를 헤매다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한 민족 공동체가 탄생했다고 보는 것이죠. 이스라엘 백성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으며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탈출 24,7)다고 약속하고, 가나안 땅을 정복한 후에 스켐에 모여 하느님을 섬기며 그분의 말씀을 듣겠다고 서약합니다(여호 24,1-28 참조). 열두 지파는 저마다 나누어 받은 영토에서 자치권을 행사하고 번성해 나갑니다.
Q 선조들의 삶은 어떠했나요?
A 고대 근동의 경제생활은 농경과 목축이 혼합된 형태였습니다. 그 가운데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은 주로 목축 생활을 했습니다. 그들은 가족과 함께 생존에 필요한 가재도구를 가축에 싣고 다니다가 적당한 곳에 천막을 치고 얼마간 머무릅니다. 농경과 목축을 겸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으며 산 것인데, 가뭄이나 전쟁 같은 위기가 닥칠 때 부족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서로 보완책이 되었을 듯합니다.
기원전 13세기에 가나안 땅의 산악 지대에 정착한 이스라엘 민족은 농경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척박한 광야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는 그들에게 가나안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식되었지만, 그곳은 경작하기에 좋은 토양이 아니었습니다. 토질이 비옥한 평야의 면적이 한정되어 가파른 산비탈과 자갈밭도 개간하여 씨를 뿌려야 했죠.
그들 삶의 기반은 친족 공동체였습니다. 선조들에게 가족은 그 자체가 소규모 생활 공동체요 종교 공동체였습니다. 가부장 사회였으므로 중요한 일의 결정권은 아버지에게 있고, 가장은 가족을 보호하고 생활의 질서를 잡으며 관습에 따라 규율을 집행했습니다.
Q 이스라엘인? 히브리인? 유다인?
A 하느님 백성을 가리킬 때 ‘이스라엘인’, ‘히브리인’, ‘유다인’이라는 세 명칭을 함께 사용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선조 야곱에게 지어 주신 새 이름(창세 32,29 참조)인 동시에, 하느님 백성으로서 이스라엘 민족 전체와 그들의 영토를 가리키며(여호수아기 참조), 솔로몬이 죽은 뒤 남북으로 갈라진 두 나라(남유다, 북이스라엘)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인은 이스라엘인과 같은 명칭입니다(창세 14,13 참조). 어원은 불분명한데 ‘에베르’(창세 11,14) 또는 ‘아바르’[히브리어 avar: (유프라테스 강)을 ‘건너오다’](여호 24,2-3 참조)와 연관하기도 합니다. 또 기원전 2천 년대 고대 근동 문헌에 나오는 ‘하비루인’(노예, 천민, 유랑민 등의 집단을 가리키는 용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유다인이라는 명칭은 선조 야곱의 넷째 아들인 유다에게서 비롯한 유다 지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왕국이 남북으로 갈라질 때, 유다 지파가 절대다수였던 남쪽 왕국은 유다라는 이름을 유지했습니다. 아시리아에게 멸망한 후 흩어져 버린 북이스라엘 지파들과 달리, 그들은 바빌론 유배 시기에도 조상의 전통과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냈습니다. 그리하여 유배가 끝나고 팔레스티나에 돌아왔을 때 유다 지파가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고, 그 후 이스라엘 백성을 유다인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선조 이야기를 통해 이스라엘은 ‘우리는 누구이며, 누구와 같지 않은가?’라는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 그들은 선조들의 기원을 메소포타미아로 전하며, … 결코 가나안 땅의 민족들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 가나안 주민과 다르다고 선을 긋는 것은 경제생활뿐 아니라 종교생활의 차별성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여겨진다”(《보시니 참 좋았다》, 175-176쪽).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께서 친히 선택한 민족이라는 선민의식을 뿌리 깊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을 비롯한 선조들은 비단 어느 한 종족의 시조라는 민족 계보상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과 특별한 관계를 맺으며 그분을 전하는 모든 이는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 새 이스라엘인 것입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전하는 성경은 모든 인류를 위한 구원의 역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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