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화]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지붕으로 올라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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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6-04 | 조회수8,860 | 추천수0 | |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지붕으로 올라가
그때에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군중 때문에 그를 안으로 들일 길이 없어 지붕으로 올라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 보냈다(루카 5,18-19).
이스라엘의 주거 형태
팔레스티나 산악 지대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흙벽돌집에서 살았습니다. 흙벽돌은 부드러운 흙과 건초를 섞어 벽돌 형태로 만들어 햇빛에 말린 것인데(탈출 5,7 참조), 재료가 싸고 만들기 쉽지만 물에는 약했습니다. 그래서 매년 회칠하여 우기에 벽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보수했습니다. 집의 견고성을 높이기 위해 벽 아래쪽만 구운 벽돌을 쓰기도 했으나, 가난한 이들은 대부분 흙벽돌로 지은 집에서 살았습니다.
실내에는 출입문 외에 작은 창문 하나만 있어 온종일 등불을 켜두어야 했습니다. 집 안에 들어서면 축사가 있고, 두세 개 계단으로 조금 높인 방에서 온 가족이 살았습니다. 한쪽에는 잠자리용 돗자리와 주방용품을 세워 놓았습니다. 보통 밖에서 음식을 조리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집 안에서 음식을 만들 때는 굴뚝이 없어 금세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식료품은 집 아래 굴을 파서 저장했습니다.
지붕을 만드는 방법
벽 위쪽으로 가로대를 놓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시카모어 나무를, 부유한 사람들은 백향목이나 잣나무를 썼습니다. 그 위에 십자 모양으로 작은 나무 들보를 놓고 건초와 나뭇가지 등을 얹은 다음, 흙과 건초를 번갈아 30-40cm 가량 쌓고 잘 밟아 단단하게 다진 뒤 말립니다. 끝으로 부드러운 흙을 3-4cm 정도 덮고 말립니다.
비가 내린 뒤 지붕을 덮은 흙에서 풀이 자라기도 했습니다(2열왕 19,26; 시편 129,6 참조). 그래서 습기가 많은 날에는 굴림대로 지붕을 다졌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가 내릴 때 지붕이 꺼져서 건초나 나뭇가지 등이 집 안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붕의 형태가 이러하여 중풍병자의 친구들이 지붕을 뚫을 수 있던 것입니다(마르 2,4 참조).
지붕의 용도
지붕은 다양하게 쓰였습니다. 사람들은 지붕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1사무 9,25 참조) 홀로 기도했습니다(사도 10,9 참조). 여인들은 바느질을 하거나 음식을 만들고 곡식을 말렸습니다(여호 2,6 참조). 그래서 옥상에 난간을 만들라는 율법이 제정되었습니다(신명 22,8 참조). 지붕에서 크게 말하면 길에서도 들을 수 있어 복음을 선포하는 장소가 되기도 했습니다(마태 10,27 참조). 지붕에 손님방을 만들기도 했는데(2열왕 4,10 참조), 예수님께서 이러한 방에서 최후의 만찬을 하셨는지도 모릅니다(마르 14,14-15 참조).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 지상에는 그분을 위한 방이 한 칸도 없어 그분은 구유에 누우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하고 다니실 때도 준비된 거처가 없었고, 마지막에 그분께 마련된 자리는 십자가였습니다. 해마다 새롭게 오시는 예수님께 나는 어떤 자리를 내드리는지 돌아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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