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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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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4 조회수8,864 추천수1

[복음 속 풍습과 친해지기]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16-21).

 

 

회당은 언제 어떻게 생겼을까

 

회당은 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유다인의 종교 ‘집회’를 일컫습니다. 회당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성경의 어느 곳에도 회당의 기원을 암시하는 구절은 없으며, 그 밖의 자료들(외경이나 비문 등)에도 그에 대한 기록이 없습니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회당이 바빌론 유배 시기에 생겨났다고 주장합니다. 기원전 587년에 예루살렘이 함락되자 나라와 성전을 잃은 유다인은 유배지에서도 함께 모여 야훼 하느님을 경배하고 기도하고 성경을 연구하였으며 젊은이들에게 신앙을 전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회당은 유다인의 민족적·종교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구심점이 되었습니다.

 

유배 이후 예배의 중심지로서 성전이 재건되었지만 매일 또는 정기적으로 성전에 찾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때문에 성전과 별개로, 외국이든 팔레스티나든 유다인이 거주하는 성읍이나 마을마다 수없이 많은 회당이 세워졌습니다. 특히 조국과 성전에서 멀리 떨어진 해외 유다인 공동체에게 회당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들은 회당을 이스라엘 땅의 일부처럼 여겼습니다. 해외 유다인의 거주지는 회당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타국의 낯선 도시를 방문한 유다인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도 회당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자신을 맞아 주고 필요한 경우 도와줄 수 있는 다른 유다인을 분명히 만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사도 17,1-2; 18,1-4 참조).

 

 

회당은 어떻게 운영되었을까

 

탈무드에 의하면 회당은 높은 장소에 지어지고 창문이 있었다고 합니다(《예루살렘 탈무드》 메길라 4,227). 그러나 실제로 회당이 항상 높은 곳에 세워진 것은 아니고, 강이나 바다 가까이에 위치한 회당도 많았습니다.

 

회당은 1세기 팔레스티나 유다인의 생활에서 중심이 되었습니다. 종일 개방되어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로 쓰였습니다. 사람들은 회당에 모여 마을과 관련된 공공 문제나 개별 사안을 토의하고 해결하였습니다.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회당에서 사소한 소송을 재판하는 법정(지방 의회)이 열렸습니다. 각 지역 공동체가 회당의 조직과 운영을 감독했는데,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 중에서 선출된 원로들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그 가운데 회당장이 임명되었습니다. 회당장은 회당에서 행하는 정규 예식에 관한 책임을 맡았으며, 유다 공동체의 최고 관리자로서 원로들과 함께 공동체 구성원의 교육과 징벌을 담당하였습니다.

 

 

회당 예배의 절차

 

회당에서 거행되는 전례는 크게 ‘기도’와 ‘토라 봉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미쉬나에 따르면 회당 예배는 먼저 ‘셰마 이스라엘(들어라, 이스라엘아)’이라는 신앙 고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회당장이 청원과 축복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런 다음 회당 관리인이 성궤에서 율법(토라) 두루마리를 꺼내 독서자에게 건네주면, 독서자는 이를 소리 내어 낭독하였습니다. 본문의 내용이 조금이라도 변경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하여, 눈으로만 율법을 읽지 않고 토라 막대기로 한 자씩 짚으며 봉독해야 했습니다. 율법은 먼저 히브리어로 낭독되었고, 모든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구절마다 지역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예언서가 낭독되고, 본문의 가르침이 해설되었습니다. 처음 온 사람을 비롯하여 참석한 남자들은 모두 성경을 풀이하기 위해 나설 권리를 지녔습니다(마르 1,21; 루카 4,15-21; 사도 13,14-15 참조). 예배는 기도와 축복(민수 6,23-26 참조)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회당에 모여 경신례를 드리려면 최소한 성인 남자 10명이 모여야 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교에서 회당과 비슷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 곳이 본당일 것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된 신자는 본당에 속하여 믿는 이들과 더불어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며 친교와 사랑을 나눕니다. 특히 본당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평신도는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다양한 선물을 통해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도록 요청을 받습니다.

 

[성서와 함께, 2014년 2월호(통권 455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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