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생명학술원
줄기 세포에 관한 도전들,
"성체 줄기 세포가 더 바람직하다"
오늘날 줄기 세포는 과학과 의학 분야에서 경쟁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연구 대상이다. 인간 배아에 대한 연구의 발전으로 줄기 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1998년부터는 배아 줄기 세포를 분리하여 시험관에서 배양하는 기술적 방법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이러한 배아 줄기 세포는 즉각 생물학과 의학의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배아 줄기 세포는 증식이 원활하고 신체의 모든 세포 안에서 분화될 수 있는 거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에 어느 모로 더욱 독보적인 것이 되었다. 그러나 배아 줄기 세포를 치료에 활용하는 데에는 큰 제약이 나타났다. 배아 줄기 세포를 얻으려면 배아를 파괴하여야 하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과학자들이 중대한 문제로 여긴 점은 쥐 세포 배양에서는 생존하였더라도, 인간의 경우, 배아 줄기 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할 때 면역 방어에 따른 거부로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형태의 줄기 세포들은 여러 질병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여러 생체 조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성체’ 줄기 세포와, 제대혈에서 수집할 수 있는 ‘제대’ 줄기 세포가 그러하다. 이러한 줄기 세포들은 윤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암을 유발하지 않으며, 환자의 신체가 잘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줄기 세포의 한계는, 증식이 원활하지 못하고, 신체의 일부 세포에서만 분화되며, 배양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일부 과학자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도 배아 줄기 세포에 계속 큰 관심을 두고 있다.
2006년 9월 교황청 생명학술원 주관으로 줄기 세포에 대한 지식과 그 실질적인 치료 가능성에 관한 회의가 열렸다. 여기에서 일본 과학자 야마나카 시냐는, 모든 예상을 깨고 배아 줄기 세포의 모든 특성을 가지는, 미분화되어 많은 잠재력을 지닌 줄기 세포를 쥐 세포의 역분화를 통하여 배양할 수 있었다고 발표하고, 이를 ‘역분화 줄기 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라고 하였다. 이듬해, 야마나카와 동료들은 이번에는 사람의 피부 세포를 이용한 역분화 줄기 세포 실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와 별도로, 유명한 미국 연구가 제임스 톰슨도 역분화 줄기 세포에 대한 같은 결과를 얻어서 그 혁신적인 특성을 입증하였다. 이 연구들은 줄기 세포 연구의 획기적인 발견으로 『사이언스 매거진』(Science Magazine) 2008년 12월 호에서 ‘가장 뜻깊은 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역분화 줄기 세포’ 배양 기술은 세포 생물학의 필수적인 과제를 실현할 수 있었다. 곧, 분화된 성체 줄기 세포에서 배아 형태의 미성숙 미분화 세포 상태로 나아가게 한 것이다.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300여 명의 과학자들이 이 세포 연구를 하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것은, 수많은 연구 팀들의 연구 방향이 배아 줄기 세포에서 역분화 줄기 세포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역분화 줄기 세포가 세포 증식, 세포 분화의 안정성과 잠재력이라는 측면에서 인간 배아 줄기 세포와 동일한 특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적어도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배아 줄기 세포보다 우월하다는 점이다.
첫째는, 윤리 질서의 측면이다. 실제로 역분화 줄기 세포는 살아 있는 배아들의 인간 생명을 파괴하지 않고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러한 역분화는 인간 존엄과 생명과 관련된 윤리적 난제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다. 역분화 줄기 세포의 발견으로, 여론과 의회와 과학계를 뒤흔들던 윤리 논쟁은 종결된다고 간주할 수 있다.
둘째는, 치료 적용과 관련된다. 역분화 줄기 세포는 직접 환자에게서 채취한 세포를 통하여 배양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다. 이 세포를 이식할 때 환자 자신의 생체 기관에 어떠한 면역적 거부도 생기지 않고 완전히 수용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역분화 줄기 세포가 치료 모델들을 만드는 방안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마나카 교수 덕분에, 조만간 이 기술을 실질적으로 처음 적용시켜 여러 질병 모델 세포들을 시험관에서 배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이나 파킨슨 병, 연소자형 당뇨병, 척수성 근위축을 유발하는 변이 유전자를 지닌 환자들의 세포에서 역분화 줄기 세포를 배양하는 것과 관련된 기존의 유효한 연구들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는 간과할 수 없고, 실제로 특히 약리학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발견에 대하여, 연구자들과 줄기 세포에 관련된 모든 이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교황청 생명학술원과 국제 가톨릭 의사 단체 연맹, 제롬 르쥔 재단, 모나코 윤리 자문 위원회의 주관으로 2009년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모나코에서 “성체 줄기 세포의 새로운 전망”이라는 주제로 성체 줄기 세포에 대한 제2차 국제 대회가 열린다. 이 중요한 대회의 결실이 줄기 세포에 대한 과학 연구의 결정적인 진전에 이바지하여, 이러한 연구가 인간 생명의 온전함을 존중하고 실현 가능한 재생 의학의 일환으로 절실히 필요한 치료법 개발에 효과적으로 응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원문 Rino Fisichella, Arcivescovo Presidente della Pontificia Accademia per la Vita, “La sfida delle cellule staminali: Adulte e meglio”, L''Osservatore Romano, 2009.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