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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탈출기와 거울 보기5: 모세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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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6-05 조회수7,480 추천수0

탈출기와 거울 보기 (5) 모세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

 

 

탈출기 3장의 둘째 단락(3,7-12)과 셋째 단락(3,13-22)은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사명이 무엇인지 알려 줍니다. 이 사명에 이스라엘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들어 있습니다. 고통받는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기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연약한 한 인간을 도구로 선택하십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도구가 당신 뜻을 거절할 가능성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할 가능성도 하느님은 배제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인간인 우리와 함께 일하기를 원하시고, 우리를 통하여 당신의 구원 업적을 이루기를 바라십니다. 과연 모세는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어떤 자세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동참하게 되는지 지켜봅시다.

 

40년간 동족과 멀리 떨어져 미디안 땅에서 살았던 모세에게, 하느님은 이집트 땅에서 들려오는 이스라엘 백성의 신음소리와 고통을 상기시킵니다.

 

그들의 고난을 익히 알고 계신 그분은 이제 그들을 고난의 땅에서 구해 내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려가려는 당신의 계획을 모세에게 드러내십니다.

 

 

모세가 파견된 이유 ① 파라오에게 참된 힘의 주인을 알리기 위하여

 

모세는 두 군데로 파견됩니다. 하나는 ‘파라오에게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파라오에게 파견하시며, 이스라엘 백성을 그의 손아귀에서 구해 내라고 명하십니다(3,10.18). 파라오가 두려워 도망을 쳤던 모세에게 다시 파라오에게 가라는 말씀과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라는 말씀은 다 어불성설로 들렸을 것입니다. 당연히 모세는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3,11)라며 이의를 제기합니다. 하느님은 왜 모세를 파라오에게 파견하실까요? 파라오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하느님도 모르지 않으십니다. 당신 스스로 “강한 손으로 몰아세우지 않는 한, 이집트 임금은 너희를 내보내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안다”(3,19)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어려운 일을 굳이 하시려는 이유는 억압자도 참된 힘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릇된 지배욕에 사로잡힌 파라오에게도 해방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이집트 땅에서 열 가지 재앙이 일어날 때까지 힘겨루기를 멈추지 않은 파라오를 하느님께서 참고 기다려 주신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파라오와 이집트 백성도 참된 힘의 주인이신 주님을 알아보게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이 파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세에게 하느님께서는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3,12)고 말씀하십니다. 담대한 용기를 약속하신 것도 아니고, 강철 같은 심장을 주겠다고 하신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와 함께 있겠노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함께해 주시겠다는 하느님의 이 말씀이 모세에게는 파라오를 대면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는 일단 이 사명에 수긍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굴복하지 않는 파라오 앞에 거듭 나아가기 위하여 모세는 하느님의 ‘함께하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워가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을 거울삼아 우리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의 함께하심을 어떻게 체험하고 계십니까? 모세가 파라오를 만나러 가는 일처럼 두렵고 피하고 싶지만, 선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대면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하신 하느님의 말씀은 이 상황을 직면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줍니까?

 

 

모세가 파견된 이유 ② 동족을 깨어나게 하기 위하여

 

모세는 그의 동족인 ‘이스라엘의 원로들에게도’ 파견됩니다. 그들을 찾아가 구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불어넣고, 이집트 땅을 떠나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미지의 땅을 향해 걸어가도록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입니다. 모세는 오랫동안 고난에 처해 있던 이들을 설득하여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재촉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지 않습니다. 억압을 오래 받으면 사람들은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상실하게 되고, 미래에 대한 어떤 희망도 품지 못하게 됩니다. 그들은 현실에 매몰되어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하는 일시적인 대안에 중독되기 십상입니다. 이들이 고난에서 스스로 벗어나게 하려면 그들을 압제하는 힘보다 더 큰 힘을 체험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묻습니다. ‘그들이 저를 파견하신 분의 이름을 물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당신의 이름이 “있는 나”라고 하십니다. 자신의 절대적인 존재 근거가 오직 자신에게 있는, 그리하여 다른 모든 것을 있게 하는 존재가 바로 당신임을 밝히십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어떻게 “있는 자”가 되시는지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을 진정으로 위하시는 하느님의 ‘있음’을 체험하면서, 그들은 삶의 질곡에서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여전히 무력하겠지만 참된 힘의 주인이신 분을 믿고 사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있는 나”이신 하느님이 그들의 주님이심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숱한 불신의 밤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모세도 아직 주님의 파견에 온전히 동의하지 못하였습니다. 세 차례나 이의를 더 제기한 뒤에야 마침내 일어서서 이집트를 향해 길을 떠날 것입니다.

 

우리의 실패와 불신이 더 나은 믿음으로 인도하는 여정에 속하기만 한다면, 실패와 불신 앞에서 절망하여 울기보다는 함께 하시겠다는 주님을 한 번 더 믿어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탈출기 3장의 거울에 비추어 본 나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 김영선 수녀는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회 소속으로, 미국 보스톤 칼리지에서 구약성경을 공부하였으며,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구약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성서와 함께, 2016년 5월호(통권 482호), 김영선 루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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